'황금팔' 김진우(29)와 한기주(24)의 동반 복귀는 꿈이었나.
지난 시즌을 마치고 KIA에는 2011 시즌을 두고 장밋빛 전망이 있었다. 걸출한 두 명의 강속구 투수가 동시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었다. 7억팔 김진우가 3년의 방황을 접고 읍소 끝에 훈련에 복귀했고 팔꿈치 수술을 받은 10억팔 한기주도 1년이 지나면서 복귀를 향해 급피치를 올리고 있었다.
이들이 돌아온다면 KIA 마운드는 단연 최강이라는 부러움 섞인 시선도 받았다. 그래서 외국인 가운데 한 명 정도는 타자로 뽑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조범현 감독은 "두 선수는 아직 모르는거 아니가"라며 용병을 모두 투수로 뽑았다. 결국 조감독의 보수적인 선택이 옳았다는 점이 증명되고 있다.

한기주는 재활도중 허리와 팔꿈치 통증을 일으켜 제자리로 돌아갔다. 지난 해 9월 147km짜리 볼을 뿌리며 복귀 가능성을 한껏 높았지만 과유불급이 되고 말았다. 피칭을 멈추고 다시 재활훈련을 펼쳤고 괌에서 나홀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단계별 투구프로그램을 받고 있고 조금씩 캐치볼을 하고 있다. 일단 몸상태가 완벽해야 불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귀 목표시기는 후반기.
김진우는 3군 훈련, 남해와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 등 4개월간의 훈련을 받았다. 명품 커브는 여전했고 직구도 들쑥날쑥했지만 힘이 넘쳤다. 지난 연말 조범현 감독과 이강철 투수코치는 "부상만 없다면 내년에는 써먹을 수 있다"며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고질적인 무릎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1월 괌전지훈련 마감을 며칠 앞두고 중도귀국했고 재활군에 남아 롱토스 정도만 하고 있다. 점차 힘을 실어 던지던 피칭도 중단했다. 다음 주중 2군 캠프에 합류해 다시 구위를 끌어올린다.
역설적으로 두 선수의 행보는 그만큼 재활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기주의 토미서저리(팔꿈치 수술)는 정상 복귀까지는 3년이 걸린다는 통설이 있다. 그러나 이런 통설도 파도처럼 밀려드는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모두 이겨내야 가능하다. 재활도중 통증이 재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인내와 각별한 신경을 써야한다.
김진우 역시 단 몇 개월의 훈련으로 3년의 공백을 메우기 힘들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더욱이 투수는 단순히 볼을 던진다고 될 일이 아니다. 꾸준히 뛰기를 해야되고 체력 보강훈련도 빼서는 안된다. 그러나 김진우의 무릎통증은 이것이 힘들었다. 김진우는 처음부터 준비하는 자세로 나서야 될 지도 모른다.
사실상 두 선수는 출발선으로 돌아갔다. 이제는 조급함 보다는 차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KIA도 두 선수를 전력에서 제외한 밑그림을 준비해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두 선수들이 이번 시즌 그라운드에서 동시에 볼 수 있을 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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