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선발로도 발탁할 수 있는 롱릴리프 카드의 중요성이 더욱 귀중한 한 해다. 계약 만료해를 준비 중인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의 눈은 두꺼운 롱릴리프 투수진을 향해있다.
현재 두산은 일본 오이타-미야자키 전지훈련을 치르는 중. 구제역 예방으로 인해 오이타 벳푸시를 거쳐 미야자키서 신모에다케 화산 여파를 딛고 훈련 중인 두산은 그동안 스포트라이트에서 빗겨 있던 선수들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선발 투수의 승리 요건을 지켜주기보다 확실히 이기는 경기를 펼치는 데 주력하겠다. 우승하겠다는 말은 아끼는 대신 선수단의 내실을 확고히 하고 싶다"라고 밝힌 김 감독. 특히 김 감독은 롱릴리프진을 더욱 튼실히 하는 데 집중했다.
"롱릴리프로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의 면면은 확실히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이들을 키워 1군 전력으로 만들고 싶다". 김창훈과 김승회 등의 불펜 피칭을 살펴보며 김 감독이 꺼낸 이야기다.
203cm 장신 우완 더스틴 니퍼트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외국인 투수 1자리 외 김선우, 이혜천, 홍상삼, 김성배, 이현승 등을 선발 후보로 내정하고 전지훈련을 시작했던 두산이다. 7명을 선발 후보로 점지하고 훈련 중인 두산이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해보면 계투진을 좀 더 확충할 수 있다는 양용형 카드다.
"일단 선발 투수로 훈련을 시켜놓으면 시즌 때 계투로 전환하기 더욱 수월하다. 계투로 훈련을 시작했던 투수가 선발로 전향할 경우 경기 당 한계 투구수가 한정되어 있어 시즌 중 어깨에 무리가 갈 가능성이 크지만 선발 요원이 계투로 나서게 될 경우에는 한계 투구수가 많은 만큼 계투로 돌리기 쉽다".
사실 지난해 계투진으로 눈을 돌려보면 김 감독의 뜻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두산은 정재훈-고창성이 중간계투 및 셋업맨으로 나서며 투수진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시즌 중후반 2선발로 시작했던 이현승이 계투 요원으로 전환하며 숨통을 틔웠다는 점이 그나마 고무적이었으나 필승 계투 요원의 수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시즌 막판 임태훈이 계투 복귀하기는 했으나 마무리 이용찬의 시즌 후반 전열 이탈 여파로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김 감독이 주목 중인 투수는 지난해 활약상이 아쉬웠던, 그러나 잠재력은 갖춘 이들이다. 소집해제 이후 처음으로 캠프에 합류한 우완 김승회를 비롯해 지난 시즌 말엽 가능성을 비춘 좌완 김창훈, 상무서 제대한 우완 김강률과 3년차 조승수 등이 롱릴리프로서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선수들의 머릿수는 확실히 많아졌다. 선수층이 두꺼워졌다는 판단이 선 만큼 이들을 1군 가용 인력으로 끌어올리고 싶다". 2011시즌 확실한 상승(常勝)팀으로 도약을 노리는 두산의 열쇠는 롱릴리프진이 쥐고 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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