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레온 리, "NC 감독 맡으면 데릭 리와 함께 오겠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2.10 07: 22

"9구단인 엔씨소프트 감독을 맡고 싶다. 만약 내가 감독으로 부임한다면 메이저리거인 나의 아들 데릭 리를 데려올 것이다".
신생 구단 엔씨소프트 창단 감독 후보에 신선하면서도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미국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전 스카우트이자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 전 감독이었던 레온 리(59)가 사실상 9구단으로 확정된 엔씨소프트의 창단 감독을 진심으로 희망했다. 
레온 리는 (주)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대표이사 박정근 호서대교수)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해외취업연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11일 오전 마산 용마고에서 있을 트라이 아웃 선수 선발 차 방한했다. 

 
9일 밤 서울 모 호텔에서 OSEN과 만난 그는 "한국에 9구단이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만약 기회가 된다면 기꺼이 신생 팀 감독을 맡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감독이 된다면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아들 데릭 리(36)를 데려오겠다"고 공언했다.
레온 리가 언급한 데릭 리는 설명이 필요 없는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다. 레온 리의 친아들인 데릭 리는 메이저리그 통산 15년 동안 1829경기에 출장 2할8푼2리의 타율에 1843안타 312홈런 1019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오른손 강타자다. 여기에 3차례(2003,2005,2007년)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빼어난 수비력까지 겸비한 1루수다.
지난 1997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후 플로리다 말린스(1998∼2003년, 시카고 컵스(2004∼2010년 8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2010년 8월∼2010년 10월)를 거쳐 이번 겨울 725만 달러(약 80억 원)에 1년 계약을 맺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둥지를 틀었다.
데릭 리는 또 한국 팬들에게 알려진 애증의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002년 시카고 컵스에서 '빅초이'로 유명세를 떨쳤던 최희섭(32. KIA)이 갑작스럽게 플로리다 말린스로 트레이드가 됐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최희섭의 트레이드 반대 급부가 그를 스카우트한 주인공이 바로 데릭리의 아버지 레온 리라는 사실이다. 레온 리는 지난 1999년 3월 고려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최희섭에게 120만 달러(약 13억원)를 배팅해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02년 일본 오릭스 타격 코치로 부임한 뒤 2003년 오릭스 감독까지 맡았다. 리의 탁월한 타격 지도력 덕분에 시즌 초 팀 타율이 2할3푼에 그쳤지만 시즌 막판에는 2할8푼까지 솟았다. 그러나 당시 선발 투수 4명이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한꺼번에 빠지는 바람에 마운드에 구멍이 생겨 손도 써보지 못하고 48승 88패 4무승부라는 성적을 남겼다.
레온 리는 2004년에는 뉴욕 메츠 산하 싱글A인 브루클린 사이클론스 감독을 역임했고, 1978년부터 1987년까지 10년 동안 일본 롯데, 요코하마, 아쿠르트에서 뛰었다. 덕분에 그는 동양 야구에 대해서 잘 알아 일본 뿐 아니라 한국 기사도 종종 검색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까지 만년 하위팀이던 롯데 자이언츠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제리 로이스터(59) 전 감독과도 각별한 동갑내기 친구사이다. 그렇지만 데릭은 "로이스터는 좋은 감독이다. 그러나 내가 그 보다 더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의 젊은 야구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한 레온 리는 "데릭 리도 2∼3년 후 메이저리그에서 은퇴를 놓고 고심하는 듯했다"고 말하면서 "그 시점은 엔씨소프트가 거의 1군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시장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레온 리는 "아들은 내게 메이저리그를 떠나 어디든지 나와 함께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만약 현실로 이뤄진다면 흥미로운 일"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9구단 창단 준비 작업에 돌입한 엔씨소프트는 외부 컨설팅에 맡겨 첫 사령탑으로 가장 적합한 후보군을 놓고 고심 중이다. 아버지 '리'만 영입하면 한때 연봉이 1350만 달러(약 150억 원)에 달한 선수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엔씨소프트로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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