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후나하시 겐조 일본 통신원]2군은 흑자 경영을 못한다. 이것은 동아시아에서는 거의 상식이 되어 버렸다.
제9구단을 창립하게 된 엔씨소프트가 벤치마킹 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 라쿠텐 골든이글스. 엔씨소프트와 같은 IT기업이 모기업인 라쿠텐은 야구판의 상식을 깨고 2군 리그에서 흑자 경영을 달성했다.
일본의 2군리그는 동서로 나눠져 있으며 라쿠텐을 제외한 모든 팀이 수도권에 위치한다. 라쿠텐의 연고지는 1군과 다른 야마가타라는 지방도시며 인구는 불과 25만명에 불과하다. 수도권에 있는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중동원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부리그에서 관중동원 2위를 기록한 적이 있다.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초창기에는 지명도가 거의 없었고 동원을 위해 초등학교에서 무료입장권을 2만장이나 배포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구장을 찾아온 팬은 불과 100명 정도. 실패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결과에 그쳤다.
그렇다면 라쿠텐이 총관중 동부리그 2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모 구단 직원은 "여러 가지 해왔던 성과가 나와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야구교실의 효과가 제일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무료로 모르는 사람이 뛰는 것을 보기 보다는 돈 주고 아는 사람이 뛰는 것을 보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야구교실은 주로 소년야구단을 구장에 초대해서 경기가 끝난 후에 구장에서 직접 개최한다. 소년들은 눈앞에서 뛰었던 선수들한테서 지도를 받는다. 이것을 통해 구단과 선수의 팬이 생긴다는 것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야구교실은 광고를 위해 이용할 수도 있다. 라쿠텐은 야마가타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에서 경기를 하기도 했다. 그럴 때에는 그 지역으로 미리 가서 야구교실을 개최해 지역 언론사가 취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야구교실과 PR'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 밖에도 여러 팬서비스를 해왔지만 특이한 것도 하나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홈스테이다. 선수가 지역의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한 적도 있다. 일정상으로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1박2일 일정으로 그것을 실현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홈스테이는 고지(告知)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전국에서 문의 전화가 왔다. 요즘은 하지 않고 있지만 선수들이 찾아 간 가정의 사람들은 영원히 못 잊을 추억이 생겼을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구장을 찾아갔다. 2군 경기는 1000명이 오면 관중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2005년에 평균관중이 1위였던 요미우리는 경기당 평균 2700명이 찾았고, 2위인 라쿠텐은 1100명이었다. 인기구단인 요미우리는 재활운동을 위해 스타선수가 출장할 경우도 많다. 한편 라쿠텐은 요미우리에 비해 스타선수가 적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기록한 것이다. 그것을 고려하면 놀라온 숫자다.
라쿠텐은 이런 팬서비스의 결과 2군은 흥행수입면(연봉, 교통비는 제외)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덕분에 2군은 야마가타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요즘에는 지역밀착을 지향하는 야구팀이 많다. 지역 야구팬들로부터 사랑도 받고 영업도 잘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일본의 2군팀의 사례를 소개했지만 한국에서도 해볼만한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 21세기는 2군에서도 돈 벌고 야구판이 더 큰 발전을 하는 시대다.
kenzo157@hanmail.net
▲후나하시 겐조 통신원은 일본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대학생으로 야구 매니아입니다. 한국 성균관대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 한국어를 습득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에도 매료된 한국야구팬이기도 합니다. 2011년 OSEN의 일본 통신원으로 일본무대에서 활약할 한국인 선수들의 이야기 뿐만아니라 일본야구 관련 소식들을 한국야구팬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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