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타자 출신인지라 공격적인 야구를 하고 싶지. 그런데 팀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화는 올해도 외국인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웠다. 기존의 훌리오 데폴라(29)와 재계약한 가운데 새로운 투수로 오넬리 페레즈(27)를 데려왔다. 당초에만 하더라도 김태완의 군입대와 장성호의 재활로 타선이 약화된 만큼 외국인 타자를 뽑을 것으로 예상됐다. 처음에는 외국인 내야수를 고려했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의 최종선택은 결국 투수였다. 외국인 마무리로 오넬리를 데려왔다.
한 감독은 외국인 마무리투수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로만 쓰기에는 아깝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한화 팀 사정이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불렀다. 한 감독은 "박정진을 마무리로 쓰고 싶어도 불펜에 좌완 투수가 없다. 박정진까지 마무리로 쓰면은 좌완 투수가 전무하다. 외국인 마무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박정진-오넬리라는 필승 계투조가 만들어졌다.

오넬리의 영입은 전체적인 선발진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미도 있다. 뒷문이 불안하면 선발을 오래 끌고갈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선발투수들의 짐이 무겁다. 특히 에이스 류현진에 대한 부담이 컸다. 한 감독은 "오넬리가 마무리로 자리를 잡을 경우 류현진의 부담도 덜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역 시절 강력한 클러치 히터로 명성을 떨친 한 감독도 마음 같아서는 공격적인 야구를 추구하고 싶다. "나도 타자 출신인지라 공격적인 야구를 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지만 팀 사정이 여의치 않다. 외국인 타자는 적응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법"이라는 것이 한 감독의 말이다.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시즌 초반이 중요한 한화로서는 모험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 오넬리 영입이 이 같은 일환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오넬리가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느냐 여부. 한 감독은 "아직 많이 던지지 않았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를 유보했다. 한용덕 투수코치는 "투구폼 때문에 우타자들이 치기에는 까다로울 것이다. 그러나 좌타자들에게는 맞을 수 있다. 종으로 떨어지는 공이 필요하다"며 "아직 더 지켜보기로 했다. 당장 이것저것 고치려 들면 선수 기가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넬리의 마무리 연착륙은 2011년 한화의 승부수 중 하나다. 오넬리가 마무리로 안착한다면 한화의 불안 요소도 조금씩 지워질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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