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성근(69) SK 감독이 처음으로 시즌 전 전망에 '긍정'을 이야기했다.
11일 일본 고치현 고치시에서 마련한 SK 와이번스 선수단 및 일본 고치 팬클럽 팬미팅 자리에서 "올해 SK는 5년 동안 최악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고 밝힌 김 감독이었지만 이내 "선수들이 앞에 있지만"이라며 잠깐 숨을 고른 후 "올해도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SK의 전력에 대해 한 번도 '가능성'을 이야기하지 않았던 김 감독이었기에 상당히 의아한 발언이었다. 시즌 전 항상 다양한 위기론으로 선수들의 집중력 분산을 막아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곧 그 말의 의미가 밝혀졌다.
김 감독은 행사가 끝난 후 가진 자리에서 '긍정 평가'에 대해 "그럼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꼴찌한다며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나"고 웃어 보였다. 이어 "그런 것이 바로 일종의 립서비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 뒤 "내가 '선수들이 앞에 있지만'이라며 살짝 웃지 않았나. 그건 곧 힘들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야와 외야가 확실한 주전으로 갖춰진 데 대해서도 "가장 중요한 투수와 포수가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SK는 일단 이름값 놓고 봐도 이호준, 정근우, 박진만, 최정이 내야를 도맡고 외야 역시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로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
하지만 마운드 만큼 장담할 수 없는 상태. 김광현이 이제서야 하프 피칭에 나서고 있고 글로버 역시 2009시즌 기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 믿음이 약하다. 새 전력 짐 매그레인은 구속에서 문제점을 보였다. 아직 확실한 선발진이 없다. 여기에 포수 박경완과 정상호는 아직 오키나와 재활 캠프를 벗어나지 조차 못했다.
김 감독은 "잘 생각해보라. 누가 과연 선발이 되겠나"면서 "확실한 배터리를 말할 수 없다. 그러니 구상을 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골치 아프지 않겠나"면서 되물을 정도였다.
한편 이날 김 감독은 단상에 올라 "SK는 지난 4년 동안 고치에서 시작해 고치에서 끝났다"면서 "올해도 고치에서 시작한 만큼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고치시의 성원을 기억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매년 고치현 혹은 고치시가 마련하는 SK 선수단 환영 및 일본 고치 팬클럽 팬미팅을 통한 환대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고치 팬클럽 멤버들은 자발적으로 회비를 거둬 1년에 한 두 번씩 SK 선수단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이날은 시의원까지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으며 한국에서 처음으로 팬투어 형식으로 참석한 SK팬들까지 있어 더욱 볼륨이 컸다.
letmeo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