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우여곡절 속 첫 고치캠프 팬투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2.12 08: 54

"정말 다행이다".
이만저만 엉망진창 시작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모든 것이 정상을 되찾았다.
SK 와이번스가 처음으로 실시한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 체험 2박 3일 팬투어가 뒤죽박죽될 위기를 맞았지만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차츰 안정됐다.

일반적으로 SK 스프링캠프 체험 팬투어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시됐다. 기후 조건은 물론 관광 상품 면에서도 오키나와가 유리했다. 그러나 SK는 고치현과 고치시가 김성근 감독을 관광특사로 임명할 정도로 적극적인 유치 노력을 펼치자 고치에서 팬투어를 실시하기로 했다.
마침 11일 오후 7시 고치시가 주최하는 'SK 와이번스 선수단 및 일본 고치 팬클럽 팬미팅' 일정이 있어 SK팬들을 참석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치시는 다카마쓰 공항에서 고치로 이동에 필요한 버스를 무료로 지원했나 하면 호텔 경비 일부까지 부담했다.
그런데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오전 9시 50분 인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다카마쓰행 비행기가 1시간 가량 지연됐다. 다카마쓰에 갑작스런 폭설이 내렸기 때문이었다. 30명의 SK팬들로서는 김이 빠진 채 비행기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다카마쓰에 거의 다다를 무렵에는 회항이 결정됐다. 폭설로 공항이 일시 폐쇄되는 바람에 시코쿠섬의 또 다른 공항인 마쓰야마로 방향을 튼 것이었다. 다시 다카마쓰 공항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오후 3시를 훌쩍 넘긴 시각. 2시간도 걸리지 않았어야 할 비행이 5시간으로 불어났다. 고치행 버스에 올랐지만 아침 잠까지 설쳐가며 준비했던 팬들의 기대감은 이미 피로감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때부터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가이드를 맡은 김주일 씨가 일본 지리와 문화를 재미있게 설명했고 SK 와이번스 장내 MC 전성현 씨의 재치있는 입담이 서먹하던 버스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팬들도 호응하기 시작했다.
숙소인 고치 신한큐호텔 도착했으나 팬들은 쉴 틈도 없이 곧바로 행사장으로 쫓기듯 움직여야 했다. 고치 팬클럽 사람들의 따뜻한 박수가 있었다. 하지만 훈련을 마치고 온 선수들의 표정은 지쳐있는 등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소 엄숙했다. 선수들 사이사이에 앉은 팬들의 표정도 그리 즐거워 보이지는 않았다.
분위기 전환은 깜짝 영상에서 비롯됐다. 정근우, 최동수, 이호준의 가족들의 육성과 모습이 담긴 내용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최동수는 지난 1월 태어난 첫 아이와 아내, 부모의 얼굴을 동시에 보자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이를 준비한 김찬무 SK 마케팅 팀장을 찾아 "고맙다"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고치시에서 이날 생일을 맞은 김정준 코치와 주장 이호준에게 파티를 열어줬고 시의원들이 고치에서 태어난 일본의 역사적인 인물 사카모토 료마로 분해 춤을 추며 웃음을 선사했다. 여기에 SK 젊은 선수들이 화답했다. 일본 전통춤에 가세하면서 비로소 축제라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식사와 함께 술잔이 가볍게 돌았고 팬들과 선수들이 말문을 트면서 기대했던 분위기가 됐다. 특히 SK 투수 김상록의 춤은 장내 모든 이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김상록의 춤에 "사람은 분명히 어디선가 써먹을 수 있다"는 농담을 한 후 "상록이가 오늘 분위기를 완전히 살려놓았다"고 흐뭇해 할 정도였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행사가 끝났지만 팬들의 마음은 이미 풀어진 상태였다. 한 팬은 "아침부터 고생하며 피곤하기만 했는데 선수들을 보면서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또 다른 팬도 "이번 팬투어는 평생 잊을 수 없겠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번 팬투어를 주관한 SK 마케팅팀 김찬무 팀장은 "일본만 60~70여 차례 왔지만 이렇게 비행기가 회항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면서도 "잘 해결돼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letmeout@osen.co.kr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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