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인 드래프트의 주인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어느 팀이 추첨 1순위가 되든 '괴물 루키' 오세근을 뽑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 그래서 이번 드래프트는 '오세근 드래프트'라고 불리기도 했다.
200cm의 키에 탄탄한 몸을 자랑하는 오세근(24)은 대학시절 한국농구 사상 첫 쿼드러플 더블(14득점·18리바운드·13어시스트·10블록슛)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 프로농구 NBA에서도 하킴 올라주원, 데이빗 로빈슨 등 4명만 해낸 대기록으로 오세근의 능력을 짐작케 하는 기록이었다.
그만큼 오세근은 대학시절부터 기량을 입증하며 자신의 진가를 널리 알렸고, 지난해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혀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향후 한국 남자 농구를 이끌 기대주이기 때문 각 구단들의 관심도 엄청났다.

특히 안양 인삼공사가 오세근을 생각하는 마음은 절실했다. 지난 2년 동안 리빌딩 작업을 한 인삼공사에게 오세근은 화룡점정이었다. 김태술로 시작해 박찬희·양희종·이정현으로 이어지는 능력있는 국내 선수 명단에 토종 빅맨이 필요했기 때문.
인삼공사의 김호겸 사무국장은 드래프트 전부터 "무조건 오세근이다"라며 기어코 이번 시즌 리빌딩을 완료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오세근을 뽑기 직전까지 이어졌다.
김 국장은 "무조건 1순위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상범 감독은 모르겠지만, 나는 다른 선수를 고려하지도 않았다"며 "드래프트장에 유니폼도 한 벌밖에 가져가지 않았다. 우리가 2∼4순위를 뽑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인삼공사가 오세근을 절실하게 원했다는 것. 김 국장은 "이 감독이 드래프트가 열리는 교육문화회관서 자야 한다고 해서 일부러 전날 가서 잤다"면서 "자기 전에 기도를 했는데 잠깐 꿈 속에서 '1'이라는 숫자를 봤다"며 그것이 실제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오세근 효과는 인삼공사에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선수들도 이제는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지역 팬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김 국장은 "아직 5라운드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다음 시즌 티켓에 대한 문의가 들어온다. 관심이 많은 만큼 다음 시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많은 관중을 동원하겠다"며 안양에 농구붐을 일으키겠다고 전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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