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지명 선수였다. 그러나 1군에는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인고의 세월을 보낸 뒤 돌아온 그라운드. 다시 주목받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한화 5년차 우완 투수 최진호(27). 군제대 선수가 돼 돌아온 그에게 조금씩 기대가 모아진다.
세광고-인하대를 졸업한 최진호는 지난 2007년 1차 지명으로 독수리 유니폼을 입었다. 전임 김인식 감독이 스카우트팀에 지명을 부탁할 정도로 기대를 걸고 지켜본 선수였다. 공이 빠르지는 않지만 안정된 제구력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데뷔 후 2년간 1군에 등판하지 못했다.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2년차 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군입대를 택했다. 야구를 할 수 있는 상무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다시 2년을 보냈다. 지난해 2군에서 상무 소속으로 25경기에 등판해 8승6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꾸준하게 실전 경험을 쌓아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도 강도 높은 훈련량을 무리없이 소화하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한대화 감독도 일찍이 정민혁과 함께 군에서 돌아오는 최진호에게 기대를 걸었다. "중간에 쓸 만한 투수가 생겼다"는 게 한 감독의 말이다. 안정된 코너워크를 바탕으로 충분히 1군에서도 승부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2군에서도 최진호의 9이닝당 사사구는 3.28개밖에 되지 않았다. 제구가 되는 투수는 어디에 놓아도 기본은 해줄 수 있다는 기대다.
최진호는 "상무에서 계속 야구를 했지만 프로는 확실히 다르다. 스프링캠프도 오랜만에 왔는데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독기가 생긴다. 그는 "아직 1군에서 뛰지 못했다. 올해는 1군에 계속 있고 싶다. 더 나아가 홀드도 따고 싶도 승리도 거두고 싶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최진호는 '스스로를 어떤 투수인지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어려운 질문"이라고 웃으며 답을 하지 못했다. 말 대신 마운드에서 피칭으로 답을 대신하면 된다. 아직 최진호는 베일에 싸여있지만 그의 진가를 알 날이 머지 않을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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