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11승 투수. 지난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친정팀을 떠났던 우완은 8개월 만에 다시 친정팀 유니폼을 입었다. 이범호(KIA)의 프리에이전트(FA) 보상선수로 다시 한화 이글스에 돌아온 우완 안영명(27)이 그 주인공이다.
안영명은 지난 12일 이범호의 FA 보상선수로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지난해 6월 8일 '스나이퍼' 장성호의 반대급부로 3-3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한 지 약 8개월 여만의 복귀.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03년 데뷔한 뒤 7시즌 반을 활약했던 팀으로 돌아왔다.

훈련 중 도진 오른팔 통증으로 인해 괌에서 미야자키 전지훈련 이동 대신 광주 잔류군으로 향했던 안영명은 "1년 만에 고향팀에서 다시 뛸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팀의 4강 진출에 일조하도록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준비하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한대화 감독 또한 안영명을 선택한 데 대해 "투수들 중 필요한 선수라는 판단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김인식 감독 재임 시절 승리 계투로 중용되었던 안영명은 구위는 물론 자신감 충만한 투구로 팀 내 높은 점수를 얻었던 투수다. 오른 정강이 부상 등이 겹쳐 매년 좋은 활약을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직구와 체인지업 조합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담력투가 인상적이었다.
1984년생 미필로 군대 문제가 남아있다는 점은 안영명의 약점. 그러나 전체적으로 선수단을 리빌딩 중인 한화 입장에서 봤을 때 나이에 비해 경험이 많은 안영명의 가세는 동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감독은 지난 시즌 중 안영명 또래 투수의 제구 난조에 대해 이렇게 아쉬움을 밝힌 바 있다.
"안타를 허용하더라도 볼넷은 내주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스스로 위기 상황을 자초하고 마운드에서 점점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면 결국 지게 마련이다. 제발 그렇게 스스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한다".
리빌딩을 제창하는 한화 입장에서 안영명의 선택은 1차적으로 보면 올 시즌을 생각하고 승부수를 던진 것과 같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군대 문제가 남아있는 안영명을 선택함으로써 한 감독이 투수진에 던진 메세지도 알 수 있다.
안영명은 선발로 뛰던 지난 2009년 34개의 피홈런으로 한 시즌 역대 최다 피홈런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장타를 허용하더라도 과감하게 자기 공을 던지는 데 힘을 기울이던 스타일의 투수.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할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동요되지 않는 정신력을 발휘해주길 바라는 감독의 숨은 뜻의 한 부분으로 안영명의 영입은 무언의 계도와도 같다.
당장만이 아닌 내후년, 그리고 이듬해까지 바라봐야 하는 한화임을 감안하면 안영명의 복귀는 어떻게 보면 근시안적 선택. 그러나 자신만만함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안영명의 합류는 다른 투수들에게도 동기부여의 한 수단이 될 수 있다.
2008시즌 경기 내용면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 안영명은 "선수는 개인사업자다. 그만큼 위축되지 않고 내 스스로 좋은 활약을 펼쳐 자리를 꿰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는 2009년 생애 처음 풀타임 선발로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한다면 한다'라는 마인드의 안영명과 그와 함께 1군 보직을 놓고 경쟁할 투수들이 과연 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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