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명이가 잘 해보자고 하더라구요".
한화는 지난 12일(한국시간) KIA로 이적한 이범호의 보상선수로 안영명을 지명했다. 8개월 전 3대3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정든 한화를 떠나야했던 안영명으로서는 일종의 유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셈이다. 안영명도 복귀 소감으로 "고향팀에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데뷔 후 8년 가까이 있었던 팀인 만큼 그의 복귀를 반기는 이들도 많다. 안영명의 '절친한 친구' 윤규진(27)이 그렇다.
윤규진은 "기사를 보고 영명이가 우리팀으로 다시 오게 된 것을 알았다. 친한 친구인 만큼 좋았다. 전화 통화는 못했지만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복귀를 축하한다고 하니까 영명이가 같이 잘 해보자고 하더라"며 만면에 웃음 꽃을 피웠다. 지난 2003년 입단 동기인 윤규진과 안영명은 같은 충청도 출신으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수없이 부딪치며 얼굴을 익혔고 함께 한화에 입단하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안영명의 가세를 떠나 윤규진의 2011년은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 윤규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무조건 군입대해야 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군대에 가야 한다. 그래서 더욱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올 시즌에도 윤규진은 불펜의 승리 계투조로 활약한다. 우완 강속구 투수로서 그만한 위력을 지닌 투수도 드물다.
하와이 스프링캠프 합류 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면서 체중도 3~4kg 빠졌다. 유니폼 상의가 자꾸 흘러내리는 것도 그만큼 허리살이 빠졌기 때문이다. 한대화 감독은 "투수는 복근 힘이 좋아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윤규진이 딱 그렇다. 살이 빠졌지만 근육이 붙었고 안 그래도 빠른 공이 더 빨라졌다. 그의 피칭을 지켜보는 한용덕 투수코치는 "가운데로 던져도 타자가 파울밖에 치지 못한다"고 할 정도다.
윤규진은 지난해 12월 결혼을 한 신혼이지만 전지훈련 때문에 어여쁜 아내를 못 본지 꽤 됐다. 그는 "결혼을 하고 나서 함게 지낸지가 한 달도 되지 않는다. 너무 보고 싶다. 훈련이 끝나면 빨리 숙소로 돌아가 화상전화를 하기 바쁘다"며 웃어보였다. 그래서 그의 2011년을 맞이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군입대 전 마지막이자 결혼 후 첫 시즌이란 동기부여 그리고 친구 안영명의 복귀까지. 윤규진의 2011년이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이유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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