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수, "수비형 유격수, 시대 지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14 07: 14

한화 선수단이 숙소로 묵고 있는 하와이 프린스 호텔. 식당에서 가장 늦게까지 식사를 하는 선수가 보인다. 많은 양의 음식을 아주 천천히 꼭꼭 씹어먹는다. 그래서 식사 자리도 가장 늦게 뜬다. 한화 유격수 이대수(30). 그가 어느 때보다 충실하게 몸을 만들고 있다.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의 2011년 목표는 공수 겸장 유격수가 되는 것이다.
이대수는 비시즌 동안 개인 전담 트레이너를 고용해 몸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개인 트레이너가 지정한 스케쥴에 따라 웨이트 트레이닝에 온힘을 쏟았다. 식단에도 신경 썼다. 몸 만들기에 도움이 되는 식단을 부여받은 뒤 그에 맞춰 음식을 섭취했다. 지독하게 훈련한 결과 몸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근육질의 '몸짱'으로 확 변신한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웨이트 좀 하라"고 농담할 정도.
이처럼 이대수가 달라진 데에는 스스로 깨달은 변화의 필요성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올해로 서른살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머무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도 점점 들어가는데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지난해 어느 정도 활약했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예부터 체력이 약하다는 지적 역시 안 그래도 강한 이대수의 오기를 자극시켰다.

가장 신경쓰는 건 아무래도 타격이다. 유격수 수비는 이미 최정상급이다. 지난해 타율 2할3푼2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45명 중 가장 낮았다. 하지만 125경기에서 실책은 단 5개밖에 되지 않았다. 유격수는 타격보다 수비가 우선시되는 포지션. 그런 면에서 이대수의 지난해 활약은 분명 좋았다. 하지만 이대수는 "수비형 유격수 시대는 이제 지났다. 공수 겸장 유격수만이 살아남는다"고 강변했다.
그래서 몸을 키웠다. 힘이 붙으니 타구의 질도 좋아졌다. 배팅 훈련 때마다 타구가 쭉쭉 뻗어나간다. 확실히 힘이 붙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그가 스윙을 크게 돌리는 것도 아니다. 자체 평가전 때 일이다. 1회 무사 1루에서 이대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1루와 2루 사이로 타구를 밀어쳤다. 그는 아웃됐지만 1루 주자가 2루까지 진루했다. 한대화 감독은 "작년에 이대수가 저런 플레이가 얼마나 많았나. 이런 플레이야말로 고과를 많이 챙겨줘야 한다"고 칭찬했다. 이대수는 "무엇보다 팀을 위한 타격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이대수는 한대화 감독이 부임 후 처음으로 성사시킨 트레이드 작품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에게 읍소하다시피 해서 데려왔다. 이대수도 잘 알고 있다. 그는 "감독님이 많이 신경써 주신다. 그래서 더욱 보답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연봉 협상에서 남긴 아쉬움도 털어버릴 작정. 8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연봉이 인상됐으나 기대했던 것보다는 적었다. 이대수는 "연봉 때문에 더 오기가 생긴다. 올해 잘해서 연봉 1억원을 넘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의 독기와 오기라면 어떤 것도 못할 게 없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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