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프로는 우승 이외의 것에 의미 없어"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2.13 18: 54

"프로는 우승 이외의 것에 의미가 없다".
사실 박종훈(52) LG 트윈스 감독은 시즌 성적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조심스럽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LG는 지난 2002년 이후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부임 첫해 4강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에도 6위에 그쳤다. 그래서 그의 목표는 당연히 '4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13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카와 구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박종훈 감독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아직은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그는 "프로라면 우승 이외의 것에 의미가 없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언뜻 듣기에는 우승을 목표로 한 발언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결코 그런 뜻이 아니다. 물론 우승이 불가능하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팀 현재 LG 전력을 객관적으로 볼 때 박 감독이 말한 '우승 이외의 것에 의미가 없다'는 말은 4위를 목표로 해서 4강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다 보면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목표 달성도 더 쉽지 않겠냐는 의미였다.
LG는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4위 롯데와 엎치락뒤치락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에 차 있었다. 그러나 의문부호였던 마운드, 특히 선발진이 붕괴가 결정적이었다. 외국인 투수 애드가 곤살레스는 1승도 기록하지 못하고 짐을 챙겼고, 봉중근을 제외한 김광삼과 박명환도 시즌 중반부터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다행히 이동현, 김광수, 이상열, 김기표 등 중간계투진의 선전으로 5위를 지켰다. 그러나 시즌 막판 마운드에서 꼿꼿하게 서있어야 할 LG 투수진보다 연승 가도를 달리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롯데 투수진 성패는 가려졌다.
박 감독도 포스트시즌 탈락의 가장 큰 원인을 마운드로 꼽고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투수진 전력 보강에 관심과 정성을 쏟고 있다. 새로 부임한 최계훈 투수 코치에게 투수진 운영에 전권을 부임하며 어깨 피로도가 덜한 신인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많은 공을 던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투수는 단순히 공만 잘 던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비와 체력 강화에도 신경을 쓰며 빈 틈을 채워 나가고 있다.
특히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부터 남해, 진주를 시작으로 미국 플로리다에서 50일이 넘는 마무리 훈련에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스프링캠프를 떠나 고생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다"며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자마자 '큰'이병규가 나서서 선수들에게 인사를 시키는 모습은 감독으로서 참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LG의 올 시즌 성적을 놓고 아직까지 뭐라고 예상하기 힘들다. 부족함을 다 채우기에는 아직까지 시간이 모자라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 비해 확연히 변한 선수단 분위기, 스프링캠프 내내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들이 박종훈 감독이 밝힌  '4강 시나리오', 그 이상의 시나리오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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