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지상파 중계까지 되면서 큰 관심을 모았던 전자랜드와 LG의 지난 13일 프로농구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지난 시즌 문태영(LG)에 이어 올 시즌 문태종(전자랜드)이 KBL에 입단하면서 '형제 대결'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날도 전국에 중계가 됐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주된 관심거리였던 '형제대결'은 1쿼터가 끝나기도 전에 마무리됐다. LG의 문태영이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고 경기장을 빠져 나간 것. 문태영은 이날 1쿼터 선발로 나와 불과 3분 52초 만에 2개의 테크니컬 파울을 당하며 코트 밖으로 쫓겨났다. 이번 2010∼2011시즌 프로농구 1호 테크니컬 파울 퇴장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이 나오고 말았다. 첫 번째 테크니컬 파울은 문태영이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다소 거친 항의라 파울 판정에 이의는 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 테크니컬 파울은 조금 달랐다.

문태영은 전자랜드 임창한과 몸싸움을 벌이다 서로 넘어졌다. 그러자 심판은 문태영이 넘어지며 발을 고의적으로 위험하게 높이 들었다는 이유로 두 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하고 퇴장을 명했다. 그러나 넘어지는 상황에서 고의성 여부는 정확히 판단키 힘들었다.
물론 KBL이 정확한 심판판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더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심판진의 운영의 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6강 진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 강을준 감독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경기를 마친 인터뷰서도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미 올 시즌 수 차례 오심 때문에 속앓이를 했던 강을준 감독이지만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면서 "이렇게 많은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경기를 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의연한 모습이었다. 치열한 순위 싸움에도 강을준 감독은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열린 경기서도 결정적인 오심을 겪었던 강을준 감독이기에 바뀔 수 없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 대신 선수들 기 살리기에 나선 것.
괜시리 심판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오심을 범한 심판에 비해 더 심각한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음 비운 대처를 통해 경기의 안정을 꾀한 것.
강 감독의 바람대로 LG 선수들은 핵심인 문태영이 빠졌음에도 치열하게 경기를 펼쳤다. 패배는 아팠지만 KBL과 쓸모없는 소모전을 벌이지 않기로 한 강을준 감독의 승리였다.
10bird@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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