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당 공주' 김태희보다 더 허당스러운 '마이 프린세스' 속 정치인들의 교묘한 말 바꾸기 행태가 현실 정치를 반영하듯 쓴 웃음을 자아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MBC 수목극 '마이 프린세스'는 김태희를 둘러싼 황실 재건과 맞물린 정치인들의 권력 싸움으로 흥미를 더해가고 있는 상황. 특히 황실을 둘러싼 여, 야간의 정치 세력 다툼 속에서 정치인들의 계속된 말 바꾸기 행태가 현실 정치 세태를 그대로 그려내고 있어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최대 재벌 기업 대한그룹 박동재(이순재) 회장이 평생 숙원이었던 황실 재건과 재산 환원 선언을 했을 때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대통령(이성민)은 황실 재건이 지역, 계급, 세대를 아우르는 우리의 민족적 구심점이 되어줄 것이라는 의견을 내며 찬성을 했고, 야당인 금자당 소순우(이대연) 총재는 "이 모든 것이 대한그룹과 대통령의 커넥션으로 형성된 정부의 만행"이라며 황실 재건을 반대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후 황실 재건과 관련 각각 겉치레뿐인 단식 투쟁과 헌혈 기부 행각을 비롯해 술집 야합과 말 바꾸기 행태를 보이는가 하면, 이설(김태희)을 자신들의 인기에 영합할 수 있는 꼭두각시 '꽃공주' 만들기에 나서는 등 대한민국 현실 정치판에서 많이 봐오던 일부 정치인들의 모습을 재현해냈다. 어두운 현 정치계의 모습이 코믹하게 비틀어져 표현돼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 '마프' 속 허당 정치인 어록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심금을 웃기는 표리부동한 '마프'속 정치 세력들의 말.말.말
"벽을 뚫든, 환풍기 속에 들어가든, 정 안되겠음 대통령을 꼬시든, 둘이 뭔 얘기 하는지 알아와"(2회 박동재 회장과 대통령이 독대한다는 소식에 보좌관(허태희)에게 소순우 의원이)
"왜 와! 자꾸 전화 받으면 사진이 별루잖아! 가!"(4회 기자들 앞에서 겉치레 단식 투쟁을 하는 소순우에게 보좌관이 전화가 왔다고 전화기 들고 다가오자)
"집안, 학벌 뭐 하나 볼 거 없이 후진 기집애라며. 국민들이 알아서 하신다니까?"(4회 이설 아버지에 대한 황색 루머를 퍼트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던 소순우가 오윤주 관장에게)
"내가 원래 아플수록 사람이 빛이 나고 그래. 정치인이 가끔 피곤해보이고 아파보여야 동정표도 얻고 그러는데 난 참 핸디캡이 많다?"(4회 소순우 의원이 겉치레 단식 투쟁을 끝낸 후 이설 공주에 대한 의논을 한답시고 해영을 요정으로 불러내서)
"포토양반, 나 오늘 메이크업 못 하구 왔는데 뽀샵 좀 부탁합시다. 그리고 채혈사 양반, 여기 바늘 좀 뽑아줘요. 어우, 핑 돌아. 나 빈혈 빈혈"(5회 대통령과 소순우 의원이 헌혈 기부 행각을 벌이며)
이중적인 잣대 들이대며 엎치락뒤치락 말 바꾸기 행태 보이는 '허당 종결자'들
"정부의 만행을 보고 있자니 제 심장이 웁니다. 이 자리에서 맹세 컨데 제 정치 생명을 걸고 황실 재건 반대합니다!"(1회 소순우 의원이 황실 재건에 반대하며 기자들 앞에서 )
"황실은 지역, 계급, 세대를 아우르는 우리의 민족적 구심점이 되어줄 것이며 외세에 의해 얼룩지고 상처받은 우리의 역사관을 바로 세워 국가의 자존을 확립케 할 것입니다."(1회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어 황실 재건에 대한 찬성 의지를 내보이며)
"꼭두각시 인형하나 만들어놓고 개떼같이 달려들어 비벼볼까 난리야. 뭐 얼마 가겠어."(9회 이설 공주의 대중적 인기에 못마땅한 듯한 소순우가)
"근데요 의원님. 사라질 때 사라지더라도 일단 좀 묻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런가? 공주랑 자리 좀 마련해봐봐."(9회 이설의 확성기 연설 이후 인기가 치솟자 소순우 의원과 보좌관이 대화 나누며)
"황실을 반대하는 자네 입장을 내가 충분히 활용해서 궁에 들여보냈는데 위장치곤 결과가 너무 형편없어. 공주 인기만 쑥쑥 늘려놓고."(9회 이설이 확성기 연설 이후 인기가 치솟자 못마땅한 대통령이 해영과 독대하며)
"내 천부적 균형 감각이 낳은 말 바꾸기 실력 한번 발휘해볼까 해...황실 그거 거추장스럽고 귀찮았는데 생각을 바꿨어. 공주 말 한마디 파급력이 대통령인 나보다 낫던데. 내가 좀 업혀 가려고." (9회 대통령이 이설의 ‘확성기 연설’ 이후 달라진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계획을 해영에게 드러내며)
"잘 교육시켜봐. 공주 목청도 좋으니 앵무새처럼 말 옮기는 거야 아주 이쁘게 잘할 거야. 국민들한테 잘 먹히는 청와대 스피커로 만들란 말이야, 공주를." (9회 대통령이 이설 공주를 이용해보려는 의지를 해영에게 드러내며)
"황실 재단 발족식 잘 봤네. 그저 그런 학벌, 고아에 입양아 출신 공주가 맨발 투혼 덕에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바뀌었더군. 마케팅의 승리랄까?"(10회 대통령이 황실 재단 발족식 이후 해영과 독대하며)
"이 나라 최고 통치권자에게 반기를 든 황실을 바닥부터 차근차근 무너뜨릴 걸세."(11회 고아원 아이들 초청 행사에서 해영이 기자들 앞에서 대통령을 적으로 돌리자 해영에게 분노를 표하며)
대통령도 소순우도 이설을 정치적 노리개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며 치열한 정치적 권력 다툼에서 지지 않으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 교묘한 말 바꾸기 행태와 자신의 이익에 맞춰 이중적인 잣대를 적용하는 '마프' 속 정치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흥미를 끌고 있는 가운데 험난한 정치권력 싸움에서 이설이 꿋꿋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bonbon@osen.co.kr
<사진> 커튼콜 제작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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