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정말 중요한 해라고 생각한다. 부산도 그렇지만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준결승에서 이범영(22, 부산)은 경기 종료 직전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승부차기를 대비해 김승규 대신 들어간 것. 페널티킥 대처 능력은 김승규보다 이범영이 더 뛰어났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범영이 투입되자마자 한국은 실점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당시 이범영은 어땠을까? 부산 강서체육공원 내에 위치한 부산 아이파크 클럽 하우스에서 만난 이범영은 "당시 팀을 위해 들어갔다. PK를 대비해서 UAE 선수들의 페널티킥 분석을 해서 모두 외울 정도였다"며 PK 만큼은 자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범영이 들어가고 갑자기 한국은 UAE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범영은 "승부차기 전에 한 번 정도 위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진짜로 골을 허용하니 머릿속이 정말 하얗게 변했다"고 당시 소회를 밝히며 "금메달과 선수로서 미래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범영은 "진짜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볼 낯이 없었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미니홈피 테러까지 당해보고 많은 것을 경험했다"면서 "당시 좌절을 성장의 계기로 삼기로 했다. 비록 3분 동안의 경험이었지만 훈련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많은 걸 느꼈다. 또한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다른 종목 선수들과 생활을 하며 많은 것도 배웠다"며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선수로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새롭게 부산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안익수 감독의 지휘 하에 힘든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이범영은 훈련이 매우 힘들지만 기분은 좋다고 했다. 이범영은 일단 주전 경쟁서 살아 남아야 한다며 "(전)상욱이 형이 작년에 팔꿈치 수술로 많이 못 뛰었지만 실력이 뛰어난 선수다. 경쟁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내가 더 뛰며 열심히 훈련에 참가할 수밖에 없다"고 훈련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범영은 "올해가 정말 중요한 해라고 생각한다. 부산도 그렇지만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면서 "일단 올림픽 예선서 뛰기 위해서는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계속 출전해야 한다. 벤치나 2군에서 있으면 경기 감각을 못 살린다. 홍명보 감독님의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이번 시즌은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한 한 해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범영의 얼굴에는 걱정 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 이유는 왜일까? 이에 대해 이범영은 "안익수 감독님의 지도를 받고 있는데 축구 철학과 색깔이 뚜렷하신 분이다. 어떻게 대처하라고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신다"며 "전반전이 끝나면 지적을 하시는데, 저게 정답이구나, 맞는 방법이구나 하는 느낌이 단번에 들 정도로 느끼는 해결책을 제시하신다. 배울점이 참 많다. 지난해로 부산과 계약이 끝났었는데 감독님 밑에서 축구를 배워보고 싶어서 부산에 남았다"고 답했다.
즉 안익수 감독의 지도하에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는 소리. 이범영도 자신의 성장이 느껴진다고 했다. "배운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끼는 요즘이다. 팀 전체적인 움직임과 수비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 축구를 새로 알아간다는 느낌이랄까? 몇 달 안되는 사이이지만 내 실력이 늘었다는 것이 느껴진다"며 "코치님들도 좋아졌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안익수 감독은 K리그가 개막하는 3월 5일까지 부산에 베스트 11은 없다고 했다. 이 소리에 선수들은 동계훈련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는 이범영도 마찬가지. 이범영은 "동계훈련 중이고 아직 주전 선수도 아니다. 이번 경쟁을 통해서 주전 선수가 되는 것이 내 목표다. 리그 경기에 나가 팀이 최소한의 실점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만들겠다"며 이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히며 "그렇게만 된다면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고, 축구 인생에 있어서 좋은 기회도 생길 것이다. 열심히 훈련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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