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혈압 주의보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2.14 10: 18

[건강칼럼] 고혈압에 대한 대표적 고정관념 중 하나는 고혈압이 남성의 질병이라는 것. 남성이 술과 담배를 많이 하고 외향적인 성향 때문에 혈압이 높을 것 같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에게도 고혈압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임신과 폐경이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갱년기 전의 여성의 경우 같은 나이의 남성과 비교해 혈압이 낮은 경우가 많다.
고혈압의 유병률은 초기 성인기에는 여성에서 낮지만 50세가 넘으면서 빠르게 발생률이 증가해 60세 이후가 되면 남녀차가 없거나 오히려 여성에서 조금 더 높게 나타난다.
대부분 연구들에서는 폐경 후 여성의 혈압이 가임기 여성의 혈압보다 수축기와 이완기 모두 높게 나타났다. 갱년기에 고혈압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갱년기에는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혈압을 조절하고 있는 자율신경의 작동이 불안정하게 돼 고혈압을 초래하게 된다.
두 번째로 이 시기의 여성은 과식이나 운동부족으로 살이 찌게 되는데 이런 생활 습관이 비만으로 이어져 고혈압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갱년기 시기에는 자녀의 독립, 부모의 간호 등으로 여러 가지 생활습관에 의한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에 고혈압이 발생하기도 한다.
갱년기의 고혈압은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은 물론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또한 호르몬 보충요법이 효과를 올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편 여성이 임신한 경우 임신 중독증의 한 가지 증상으로서 고혈압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임신이 꽤 진행된 상태라고 하더라도 산부인과를 방문할 때마다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여성들의 5%는 임신 전에 이미 고혈압을 갖고 있으며, 이것이 만성 고혈압이다. 그리고 5% 가량의 여성은 임신 중에 고혈압이 발생되는, 임신성 고혈압을 갖게 된다.
임신 중에 고혈압이 생기는 원인은 대부분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임신 전에 이미 고혈압이 있을 경우, 임신은 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비만과 스트레스의 복합작용으로 임신 중에 혈압이 높아질 수도 있다.
고혈압이 임신 중에 특히 위험한 이유는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자궁의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태아의 성장을 지연시켜 저체중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은 또 조산의 위험을 높이는데, 조산은 임신 37주 이전의 분만을 의미한다.
저체중과 성장 지연 모두 아이의 건강뿐만 아니라 학습이나 운동 발달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다행히 임신 중 고혈압은 무사히 출산을 마치면 대부분의 경우 혈압은 정상 범위로 돌아온다.
다만, 임신 중에 발생했던 증상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평상시 바른 생활 습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신촌연세병원 심혈관 센터 남동기 소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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