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녀석들 앞으로 야구 잘 할거야. 한 번 지켜봐".
한화 한대화 감독이 넌지시 한마디했다. 한 감독이 가리킨 선수는 2년차 외야수 김재우와 신인 내야수 강경학. 한 감독은 "둘 다 지금 당장 활약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경험이 쌓고 힘이 붙으면 잘할 것이다. 야구 센스가 좋은 애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재우는 14일(한국시간) 투수 신해수와 함께 조기 귀국했다. 두 선수 모두 어깨가 좋지 않아 정상적인 훈련 소화가 어려웠다.
하지만 김재우에게는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한화에 지명돼 계약금 1억원을 받고 입단한 김재우는 우투좌타 외야수로 기대를 모았다.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9월 엔트리 확대와 함께 1군에 진입하며 5경기에서 5타수 1안타를 때렸다. 2군에서는 94경기에서 타율 2할2푼3리 23도루로 활약하며 경기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가을 미야자키 교육리그부터 나가사키 마무리훈련까지 맹훈련을 소화한 김재우는 올해 당당히 하와이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신인으로 찬바람이 부는 대전구장에서 훈련해야 했던 김재우에게 따뜻한 하와이에서 훈련은 남달랐다. 그는 "올해 스프링캠프에 처음왔는데 정말 좋다. 여기서 훈련을 하니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그러나 어깨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가을부터 아파왔던 어깨 통증으로 수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다. 자체 평가전에서도 지명대타로만 나왔다. 결국 귀국을 불과 이틀 앞두고 먼저 짐을 쌌다. 김재우는 "너무 아쉽다. 타격감각도 좋았었는데 어깨가 아파서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지만 "그래도 작년보다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 한국으로 돌아가 빨리 몸을 추스리겠다"며 기를 폈다.
이번 캠프에서 김재우는 팀 내 최고참 강동우와 한 방을 썼다. 무려 17년차가 나는 대선배. 하지만 같은 포지션이자 최고령 리드오프를 노리는 팔팔한 대선배와 하면서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배우고 느꼈다. 김재우는 "강동우 선배는 몸 관리를 정말 철저하게 하신다. 몸에 좋은 약도 많이 드시고 항상 몸을 먼저 신경 쓴다. 그동안 롤모델이 없었는데 이번 캠프에 오면서 강동우 선배가 나의 롤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언젠가 1군에서 주전으로 뛸 날이 올 것"이라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먼저 돌아가지만 생애 첫 하와이 스프링캠프 경험은 김재우의 미래에 피와 살이 될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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