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임신은 여성에게 있어 가장 큰 행복이자 축복이지만 여러가지로 여성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그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임신 중 치질에 걸리기 쉽다는 것.
실제로 임신 전 치질을 경험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임신 중에는 치질에 걸리기 쉽다. 첫 출산하는 여성의 3분의 1, 두 번째 출산하는 여성의 3분의 2, 세 번째 출산하는 여성의 거의 전부에게 치질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임신초기에는 입덧 등 식사량이나 수분섭취의 감소가 변비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치질로 이어지기 쉽다. 또한 임신 중에는 에스트로겐 증가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체내 호르몬 농도변화는 장 운동 기능을 떨어뜨린다.
임신 중에는 항문 주위의 조직이 전체적으로 매우 연해져 출혈이 쉽게 되고, 부어 오르게 되는 등 항문에 부담이 증가된다.
게다가 자궁 내에 태아가 커지는 임신 말기가 되면 항문과 하지 등에서 심장으로 올라가는 정맥혈의 순환이 압박을 받아 치질에 통증을 유발하는 합병증이 많이 생기고, 분만 시엔 힘을 주면서 치핵이 악화되고 치열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임신 초기에는 약물요법의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좌욕 및 변비예방 등 대증적(對症的)인 치료를 한다.
임신 중기 이후에도 되도록 증상의 완화를 위한 연고나 좌약 등 보조적인 약물치료나 좌욕을 실시하지만 출혈이 반복되고 지속되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임신 중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지만 이는 합병증의 위험이 커서 많이 시행되지는 않는다.
임신 중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선 항문주위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화장실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식이 섬유를 많이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혈액 순환을 위해서는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때 좌욕을 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는데, 35∼40도의 온수에 항문을 담그면 배변 뒤 불쾌감이나 항문출혈이 완화되고 부기도 가라앉는다. 하지만 출혈이 심할 경우 좌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임신 후반기에는 복부 압력의 상승으로 기존의 치핵이 부어서 빠져 나오거나 없던 치핵도 생길 수 있으므로 장시간 서 있거나 오래 걷지 않도록 하고, 항문부위가 불편하면 누운 자세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임신 중 치질은 통증이 심한 경우 수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도 하지만 태아와 산모의 안정을 고려해 수술보다는 치질을 미리 예방하거나 완화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서울장문외과 송호석 원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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