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거둔 박종훈 감독은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나 "경기 승패보다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했다"고 말한 뒤 "첫 단추를 잘 뀄다"며 찬바람과 빗줄기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격려했다.
LG는 올 시즌 첫 연습경기였기에 선발로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을 출장시켰다. 1번타자에는 이대형이 나서 내야 안타와 볼넷을 각각 두 차례 만들어냈고, 2번에는 이진영이 나서 2안타를 뽑아냈다.
관심을 모았던 중심타선에는 이택근-박용택-'큰'이병규 조합으로 짜여졌다. 이택근은 무안타에 그친 반면 박용택(1안타)과 이병규(2안타)은 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5번 이병규가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올 시즌 재기 의지를 확실히 보였다.
삼성은 전날(13일)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를 상대로 6-1 대승을 거둔 여유 때문이었을까. 강봉규, 채태인, 라이언 가코 등이 선발 출장했으나 대부분 신인급 선수들이 출장했다. 김성래 타격 코치는 "큰 부상은 아니지만 잔 부상 때문에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발 좌완 투수 백정현이 3이닝 3실점(1자책) 했으나 삼진을 3개나 뽑아내는 위력을 보였고, 경기가 열리는 동안 삼성 '돌직구' 오승환이 칭찬한 신고선수 출신 투수 명재철은 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히어로'는 서동욱이었다. 서동욱은 이날 6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석 3타수 2안타 2홈런 2볼넷 5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아다녔다. '스위치타자'인 서동욱은 지난해 5월 12일 청주 한화 이글스전을 연상케 하며 이날도 스위치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첫 연습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른 서동욱은 올 시즌 정성훈을 긴장시킬 가장 강력한 견제 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훈 감독도 "(동욱이가)남해, 진주 마무리 훈련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말 열심히 훈련한 것을 내가 안다"면서 "많이 늘었다. 이제는 안정감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주전 선수들이 자신의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몇 년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서동욱이 아직까지는 견제세력이지만, 이 경기를 통해 올 시즌 자신의 자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 유심히 지켜볼 뜻을 나타냈다.
박종훈 감독은 이날 9이닝 동안 3실점으로 호투한 마운드에 대해 "투수들은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말을 아꼈다. 삼성이 주전 타자가 아닌 견제 세력 중심으로 출장한 부분도 있다.
LG는 선발 사이드암 박현준이 1회 3실점했으나 2회를 깔끔하게 삼자범퇴 시키고 서승화에게 공을 넘겼다. 서승화와 한희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뒤 이어 등판한 박동욱, 김선규, 이대환이 차례로 등판해 삼성 타선을 상대로 1이닝 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편 올 시즌 삼성의 중심타선에서 역할을 할 '메이저리거' 라이언 가코(30, 삼성)는 4타석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3차례 모두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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