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이든 갈등이 없는 가족은 거의 없다. 사소한 것에서 큰 문제까지 한두 가지의 갈등은 누구에게나 따라다닌다. 그런데 똑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가족은 갈등을 드러내지 않고 무던하게 지내는 반면 어떤 가족은 그 동안 쌓였던 갈등이 한 방에 터지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런 환경이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명절일 경우가 많다.
얼마 전 한 여성 포털 사이트에서 주부 대상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5145명)의 77%가 시어머니 혹은 시집과의 갈등으로 인해 남편과 불화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55%가 명절이 되면 시집에 가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심리적, 신체적 불편함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현대의 가족 형태가 핵가족화 되었지만 고부갈등의 양상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고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혼전문법률사무소 윈(http;//divorcelawyer.kr/) 이인철변호사는 “예전에는 며느리가 무조건 시부모의 말에 순종하고 혼자 참고 인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최근 여성들의 의식이 달라지면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보다 평등한 관계를 갖기를 원하기 때문에 갈등의 정도는 더 심해졌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이혼도 불사하겠다는 여성도 늘었다”고 말한다.
전업주부 박00(여. 39세)씨는 “명절 때마다 나와 동서를 대하는 시어머니의 태도가 불합리하다 고 여겨질 때가 있다”고 말한다. 의사인 동서는 바쁘다는 핑계로 명절 당일에 나타나는 반면 나는 명절 이틀 전부터 시댁에 가서 온갖 일을 도맡아 해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아 서운할 때가 많다“고 말한다. 시댁에서 돌아오면 부부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라는 것. 그럴 때 남편마저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 않으면 막연히 이혼하고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이혼상담, 응어리진 감정을 푸는 방법이 된다.
이인철 이혼전문변호사는 박씨의 경우 이혼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혼을 전제로 한 상담이 아니라 불안하고 격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으로 부부 상담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상담을 하는 과정을 통해 부부가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고 이해하게 만들며 부부 사이에 쌓인 앙금을 풀어 다시금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이혼전문변호사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겪는 갈등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누구도 관계의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명절에 온 가족이 두루 모인 장소는 그 동안 짓눌려왔던 여러 사람의 무의식이 함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사소한 말에도 갈등이 생길 소지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사람마다 두뇌 작용이 다르고 인격 경향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준다면 즐거운 명절에 다소나마 가족 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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