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석 미국통신원] 돈 때문일까, 아니면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일까.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C C 사바시아가 올 시즌을 마친 후 FA를 선언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양키스와 7년간 1억6천100만달러라는 초특급 딜을 성사시켰던 사바시아는 계약 3년차인 올 시즌을 마친 후 FA를 선언할 수 있다는 옵션을 계약서 내용에 포함시킨 바 있다.

핀스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첫 해 19승8패(방어율 3.37)를 기록했던 사바시아는 지난 시즌 21승7패(방어율 3.17)의 뛰어난 성적을 올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 중 3위에 올랐다.
전 소속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는 달리 든든한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손쉽게 승리를 쌓을 수 있는 양키스에서의 선수 생활에 만족한다는 뜻을 공공연히 내비쳤던 사바시아가 FA를 고려하게 된 배경은 같은 좌완 투수 클리프 리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32세의 나이에 5년간 1억2천만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총액은 작지만 리의 연봉은 사바시아보다 100만달러가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올 시즌 3년 연속 뛰어난 성적을 올린 후 FA를 선언할 경우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투수라는 자존심을 얼마든지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이기 때문에 3년 후 FA를 선언할 수 있다는 옵션 행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사바시아는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고 "시즌을 잘 준비해 좋은 성적을 낸 다음 FA 선언을 고려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했다. 오프시즌 동안 무릎 수술을 받은 사바시아는 최근 혹독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수행해 약 25파운드나 몸무게를 줄여 그 어느 때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양키스 구단은 장기계약을 체결한 선수와는 계약이 끝나기 전까지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통으로 남아있다. 브라이언 캐쉬먼 단장은 "구단의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면서도 "올 시즌 후반기 사바시아가 FA를 선언하겠다는 움직임이 보이면 상황에 맞춰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바시아가 현재의 초특급 딜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은 조건을 성취하기 위해 FA를 선언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앤디 페티트가 은퇴를 선언해 선발 투수진이 허약해진 팀내 사정과도 무관하지 않다.
사바시아를 제외하고는 확실하게 승리를 책임져 줄 수 있는 선발 요원이 부족해 올 시즌 사바시아의 어깨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지난 시즌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로 이끌 경우 양키스가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사바시아가 원하는 시나리오다.
과연 돈일까, 명예일까. 리그 최고의 투수라는 자존심은 역시 최고 연봉으로 직결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 사바시아의 노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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