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으로 갈 것인지 기동력으로 갈 것인지".
오는 26일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는 SK 와이번스의 키워드는 '지명타자(DH)'와 '외야진의 기동력'이 될 전망이다.
14일 일본 고치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성근 SK 감독은 1차 캠프 결산과 더불어 2차 캠프를 예상하며 "지명타자와 외야진의 기동력이 바로 시즌 직전까지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 감독은 각 포지션별 전력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제 SK는 지명타자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야구를 하게 된다. 1명으로 결정나면 외야진의 기동력이 살아날 수 있는 반면 2명을 쓰면 한 방을 갖춘 타격으로 갈 수 있다"면서 "현재 SK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김재현의 뒤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이호준, 박재홍, 최동수, 안치용이 지명타자 후보"라고 언급했다. 흥미로운 것은 '지명타자 1명 혹은 2명'에 대한 언급은 외야진의 활용방안을 고려한 때문이다.
김 감독은 "1명이 되면 박정권을 1루수로 돌리고 외야수에 임훈이나 정진기까지 포함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외야진의 빠른 발을 가동시킬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SK는 기동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SK 외야는 기존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 임훈 등에 신인 정진기까지 도루 능력자들로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김 감독은 정진기의 수비와 주루에 좀더 신경을 쓰라고 이미 지시를 내린 상태다.
또 "2명이 된다면 달라진다. 정진기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기동력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면서 "개막까지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4명의 후보 모두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은 "지금 SK의 문제는 경쟁자가 없다는 것이다. 2007년은 서로 경쟁자가 있었는데 이제는 없어졌다. 결국 베테랑들이 해줘야 한다"면서 "평균연령 1위 구단이 돼버렸다. 내가 생각했던 SK 구단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만큼 재목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결국 올해는 베테랑들이 살아서 우승하는가 아니면 세대교체 실패라는 문제를 가지고 우승을 하지 못하는가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김 감독이었지만 "그나마 최윤석과 김성현이 많이 올라와줘 다행스럽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이호준-정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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