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욱, "못해서 2군 내려가면 몰라도…"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2.15 10: 39

"아파서 내려가면 억울하죠".
'와일드씽' 엄정욱(30, SK)이 담담한 표정으로 의욕을 다지고 있다.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엄정욱은 최근 볼을 놓은 채 보강훈련 위주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키나와 재활 캠프에서 고치로 넘어 온 후 볼을 많이 던지다 어깨에 통증을 느꼈다. 며칠 휴식을 취하면 되는 상태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키나와에 있을 때 함께 있던 SK 작은 이승호(30)가 친구 엄정욱이 올 시즌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한 적이 있었다. 딱히 몇승이라고 밝히지 않았지만 대단한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보장했다.
엄정욱과 이승호는 2000년 나란히 SK에 입단한 동기생이면서 동갑내기 친구다. 무엇보다 함께 오랜 재화를 거쳤다. 이승호가 복귀했을 때 가장 기뻐했던 사람이 엄정욱이었다. 반대로 엄정욱이 마운드에 섰을 때는 이승호의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였다. 서로가 잘되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사이다.
이승호가 "그냥 느낌이지만 성공할 거 같다"고 말하는 것을 옆에서 듣고 있던 엄정욱은 "그럼 프로야구판을 한 번 뒤집어 봐야겠다"며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의지를 다져 웃게 만들었다.
"지금 어깨가 아픈 것은 일시적이다. 쉬면 된다고 한다. 수술 부위와는 상관이 없다"는 엄정욱은 "누구나 볼 스피드에 대한 욕심은 있다. (정)대현이형도 구속에 신경을 쓰더라"면서 "못하면 2군으로 내려가면 된다. 하지만 아파서 내려가면 정말 억울하다. 승호 말처럼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엄정욱의 성공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그 중 하나는 특유의 '광속구'가 살아나는가 하는 것이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두 차례 158km를 찍으며 한국프로야구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로 이름을 올린 엄정욱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2004년 개인 최다인 7승을 뛰어넘느냐 하는 것이다. 
 
엄정욱은 지난 시즌 6경기 선발 포함 34경기에 나가 66이닝을 소화하면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6.27를 기록했다. 일단 부활의 기미를 보인 셈이다. 과연 이승호의 장담대로 성공적인 시즌을 치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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