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의 분석야구] 해외파 두 절친, 성적 궤적도 닮은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2.15 15: 03

누가 절친한 친구 사이 아니랄까봐 두 사나이는 국내 복귀 후 3년 간 비슷한 궤적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국내 무대 4년차 시즌 서로의 분발과 팀 성적 상승을 꿈꾸고 있습니다.
 
10여 년 간의 미국 외유를 마치고 2008년 한국 무대로 복귀했던, 그리고 이제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발 요원으로 당당히 우뚝 선 '써니' 김선우(34. 두산 베어스)와 '나이스 가이' 서재응(34. KIA 타이거즈)의 이야기입니다.

 
1997년 고려대 2학년 시절 보스턴과 계약을 맺고 떠난 뒤 2008년 초 연고팀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선우와 1998년 인하대 시절 뉴욕 메츠행 이후 2008시즌을 앞두고 KIA 계약서에 사인한 서재응. 가능성은 보였으나 확실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샀던 이들은 2008시즌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 속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첫 시즌과 이듬해 그들은 팀의 기대치와 다소 어긋나는 모습 속에 다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일본 야쿠르트로 떠난 다니엘 리오스의 공백을 메울것이라는 기대 속에 데뷔한 김선우는 2008시즌 어깨 및 무릎 부상 여파 속에 6승 7패 평균 자책점 4.25를 기록했습니다. 후반기 쾌투를 보여주기는 했습니다만 에이스 수식어가 무색했습니다.
 
2009년 김선우는 11승으로 임태훈과 함께 팀 내 최다승 투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10패와 평균 자책점 5.11의 기록을 남겼군요. 타 팀 1선발과의 대결이 잦았던 김선우인 만큼 10패는 정상참작할 만 했으나 5점 대 평균 자책점은 너무 높았습니다.
 
서재응의 2년 또한 또한 김선우의 첫 2시즌과 비슷했습니다. 2008시즌 초반 좋은 경기 내용을 보였던 서재응도 부상으로 인해 5승 5패 평균 자책점 4.08에 그쳤습니다. 2009년에도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5승 4패 평균 자책점 6.13의 성적표를 받으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일등공신이 되지는 못했네요.
 
와신상담의 자세로 2010년을 기다린 김선우와 서재응은 제 몫을 해내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김선우는 켈빈 히메네스(라쿠텐)과 함께 원투펀치를 구축하며 13승 6패 평균 자책점 4.02의 성적으로 팀 내 투수 고과 1위에 올랐습니다. 그와 함께 그는 입단계약 시 도장을 찍었던 4억원 연봉까지 되찾았습니다.
 
첫 2년 간 볼넷 당 탈삼진 비율(K/BB) 1점 대 중후반(1.80-1.77)으로 '컨트롤 아티스트' 명성에 못 미쳤던 서재응은 지난 시즌 9승 7패 평균 자책점 3.34로 분전했습니다. 팀의 2연패와 자신의 10승은 무산되었으나 투구내용만큼은 분명 뛰어났던 서재응입니다.
 
둘은 피안타율도 뚝 떨어뜨렸습니다. 2008년 3할6리, 2009년 3할1리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던 김선우는 스플리터의 활용폭을 넓히며 지난해 2할7푼7리로 첫 해에 비해 3푼 가까이 피안타율을 끌어내렸습니다. 2009년 피안타율이 3할1푼4리나 되던 서재응도 2할5푼6리의 피안타율을 기록하며 스트라이크존 좌우 모서리 제구력이 탁월했음을 증명했네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두 투수지만 그들은 여전한 우애를 과시하며 각자 분발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비시즌 동안 푹 휴식을 취하다가 캠프 초반 캐치볼을 했는데 느낌이 괜찮더라"라며 웃은 김선우는 "시즌 15승을 한다면 좋겠지만 특별히 승리 목표는 따로 염두에 두지 않았다. 대신 지난해 이루지 못한 3점 대 평균 자책점은 반드시 달성하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즌 말엽 "막판에 어느 정도 던져야 3점 대 평균 자책점이 되나"라며 자주 묻던 김선우는 이제 시즌 말엽 질문 없이 여유있게 3점 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고 싶다는 속내를 비췄습니다. "재응이도 대박나야 된다고 안부 전해달라"라는 김선우의 부탁을 받고 이야기를 전하자 서재응은 호탕한 웃음과 함께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하핫. 선우도 대박 터질 거라고 전해달라. 지난해 10승을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지난 일을 계속 떠올려봐야 무엇하겠는가. 몸 상태도 예년보다 좋은 만큼 선발 로테이션을 확실히 지키면서 15승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두 투수는 팀 내서 형님급에 속하는 선수들입니다. 메이저리그서의 경험은 물론이고 국내 리그서의 경험도 꽤 쌓인 베테랑인만큼 팀 내 분위기메이커 및 선배 노릇을 잘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서재응이야 원래 팀 내 분위기메이커로 유명했고 웬만해서 잔소리를 하지 않는 김선우 또한 "후배들이 잘못된 모습을 보인다면 따끔한 한 마디도 건넬 줄 아는 형이 되겠다"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수준급 외국인 투수가 버티고 있다고 해도 국내 선발진의 축을 잡아 줄 이들이 흔들린다면 팀의 좋은 성적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비슷한 하락, 상승 곡선을 그리던 김선우와 서재응. 그들의 2011 성적 궤적은 어떤 함수 그래프를 그리게 될까요.
 
farinell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