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2년차' 안승민, "풀타임 선발하고 싶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16 07: 36

한화 2년차 우완 투수 안승민(20)은 '안 과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한대화 감독이 "넌 어린 녀석이 왜 그리 나이 들어보이냐"고 농담할 정도로 조숙한 외모 때문이다. 그런데 외모만 그런 게 아니다. 투구에서도 노련미가 물씬 풍긴다. 주눅들거나, 흔들림없이 원하는 곳으로 던진다. 그가 올해 한화의 유력한 선발 후보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공주고를 졸업하고 3라운드 전체 20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안승민은 25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5.43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막판 2경기 연속 7이닝 퀄리티 스타트를 하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여놓았다. 시즌 종료 뒤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에서 실전 경험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도 바짝 컨디션을 올려놓았다.
지난 11일(한국시간) 자체 평가전에서 3이닝을 2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막았는데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가 나올 정도로 빨랐다. 한대화 감독은 "안승민을 선발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 선발로 많이 등판해준다면 팀에도 좋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갖고 있다. '원투펀치' 류현진과 훌리오 데폴라를 제외하면 정해지지 않은 선발 중에서 안승민이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안승민은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특별히 달라지거나 변화를 준 부분은 없다. 늘 하던대로 하고 있다"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수는 역시 스피드보다 제구가 더 중요하다. 스피드가 많이 올랐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피드에 집착하는 여느 젊은 투수들과는 다른 대목. 대다수 투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스피드를 확인하지만 안승민은 스피드에 대해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제 만으로 스무살밖에 되지 않은 안승민에게서 20년차 베테랑 같은 노련미가 물씬 풍기는 이유다.
물론 제구만큼 신경 쓰는 부분도 있다. 제3의 공을 만드는 것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는 마땅한 공이 없었는데 마무리훈련 때부터 한용덕 투수코치의 지도아래 서클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있다. 안승민은 "계속 연습하고 있는데 괜찮은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안승민은 올해 목표로 "풀타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1군에 오래 있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선발로 풀타임을 말하는 것이다. 시즌 내내 선발진을 지키고 싶다"는 것이 안승민의 말이었다. 한 감독이 기대하는 부분과 들어맞는 대목.
야구선수로는 2년차 새싹처럼 느껴지지 않는 안승민이지만 그도 나이는 못 속인다. 한대화 감독의 "나이 들어 보인다"는 농담에 안승민은 "저도 머리 깎고 수염 밀면 어려 보입니다"라고 답했다. 휴식을 하루 앞둔 그날 밤, 안승민은 "캠프가 끝나고 밀 것"이라던 수염을 말끔하게 밀고 안경도 벗었다. 사촌형을 만나기 위해 와이키키 해변으로 가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스무살. 그러나 다음날부터 그는 '안면도'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류현진은 "성격이 조용하지만 할 것 다하는 후배"라며 안승민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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