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홈런이야? 삼성 타자들 치면 홈런이네".
500여명의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즈 팬들이 삼성 라이온즈 타자들의 홈런 퍼레이드에 혀를 내둘렀다.
주인공은 10년 전 고등학교 때 고시엔구장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던 후지하라 마코토(28) 씨와 20년치 고교야구 기록을 수집하고 있는 이토 순야(41) 씨다.

이들은 15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삼성과 주니치의 연습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경기는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린 팀들 사이의 연습경기였지만, 한일전이라는 특성과 지난해 양국 리그 준우승 팀들끼리의 맞대결이었기에 일본 팬들로부터도 관심을 받았다. 결과는 조영훈, 라이언 가코, 최형우의 홈런포를 앞세운 삼성의 16-4 완승이었다.
기자석 근처에 앉은 후지하라와 이토씨는 1회부터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 받으며 야구를 지켜봤다.
삼성 조영훈이 1회초 1사 후 선제 솔로홈런을 날린 데 이어 3회 라이언 가코의 비거리 120m 투런포까지 터지자 이들은 짧은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관중석 분위기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6회초 최형우가 또 다시 투런 홈런포를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겨 버리자 관중석에서는 "또 홈런이다. 삼성 타자들은 치면 홈런이다"며 놀라기 시작했다.
경기 후 이토 씨는 "WBC 때 한국 경기를 지켜봤다. 당시에도 한국 타자들이 잘 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경기를 통해 잘 치는 이미지는 더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수비는 조금 더 보강해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삼성과 주니치의 단순한 연습경기였지만 일본 야구팬들은 이 경기를 통해서도 한국야구의 발전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agassi@osen.co.kr
<사진>후리하라-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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