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DSP미디어에 맞서고 있는 카라3인(한승연, 강지영, 니콜)에 대한 국내 여론이 차갑다.
보통 조직과 개인이 갈등하면, 큰 조직과 외롭게 싸우고 있는 개인에게 동정표가 몰리게 마련인데, 이번 카라3인은 예외적으로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분위기다. 카라3인 측은 이에 대해 기자회견 등의 대책도 고심 중이다. 그동안 있었던 갈등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겠다는 것.

당초 이르면 지난 15일 마련될 수도 있었으나 대한가수협회의 태진아 회장이 DSP미디어를 만나 중재에 나선 터라 미뤄진 상태다. 이번에 만약 기자회견이 마련된다면, 이는 카라3인에게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사태의 잘잘못은 차치하고, 연예전문가들은 그동안 카라3인의 미디어 대응과 여론 파악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종일관 침착한 DSP미디어와 달리, 카라3인은 여론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몇가지 기회를 놓쳐버렸다.
첫 번째 실패는 미디어와의 소통 문제였다. 카라3인이 지난달 19일 DSP미디어에 내용증명을 보낸 후 담당 변호사가 처음 마련한 기자회견 자리는 기자들 사이에 사상 최악의 기자회견으로 꼽힌다. 변호사가 “카라는 다섯명이 함께 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읽었는데, 언제, 어떻게, 왜 함께 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던 것. 동방신기가 지난 2008년 갈등을 겪었을 때 동방3인 측이 침착하게 이메일 서면 공식 입장으로만 나섰던 것과 비교해, 카라3인은 전면적으로 나섰으나 답변을 못 내놓은 상황이 되고만 것이다.
카라3인의 부모들이 미디어와 자주 접촉한 것 역시 마이너스가 됐다. 수백명에 달하는 취재진에게 똑같은 입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것은 매니저 등 홍보 전문가들도 어려워하는 일. 미디어 대응을 해본 적 없는 부모들이 인터뷰 등을 통해 두서 없이 한 말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켜 ‘말을 바꾼다’, ‘너무 나선다’ 등의 이미지를 굳혔다.
DSP미디어의 이호연 대표 부재는 연예계에 이미 상당히 유명했던 상태. 당연히 카라3인이 이 상황을 이용하려 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렸다.
두 번째 실패는 ‘요구 조건’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그 내역을 공개다는 것이다. 카라3인 측은 한발 물러서 수익금 정산서, 계약서 공개 등의 ‘요구 조건’을 DSP미디어에 전달하고, 이를 수용하면 DSP미디어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카라3인 측이 ‘요구’를 하고, DSP가 ‘요구’를 받는 입장이 된 것. 당연히 먼저 요구를 한 쪽이 갈등 촉발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대중은 이 갈등 자체에 염증을 느끼고 있으므로, 그 원인인 카라3인에게 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후 카라3인과 DSP의 협의 과정 역시 카라3인이 요구조건을 들이밀며 DSP를 쥐고 흔드는 모양새로 해석이 되면서 ‘조직=강자, 개인=약자’의 공식이 깨져버렸다. 더구나 연제협 등에서 카라3인의 ‘배후’라며 다른 연예관계자까지 지목, 카라3인이 ‘가해자’의 뉘앙스까지 갖게 된 상태. 한 연예관계자는 “카라3인이 처음부터 소송에 돌입, 대중에게는 이후 정리된 입장만 전달했어야 했다”면서 “소송은 시작하지도 않고, 소속사의 문제점을 폭로부터 한 셈이 됐으니 그 폭로를 빌미로 뭔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는 전략으로만 해석된 것이다. 당연히 미운털이 박힐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세 번째 실패는 갑작스런 소송 제기다. 지난달 19일 내용증명을 보내고 곧바로 소송에 돌입했다면 몰라도, 일본에서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한창인 지난 14일 돌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속계약효력부존재 소송을 낸 것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었다. DSP미디어 역시 당혹스러워했다.
실제 상황은 어땠을지 몰라도 외부적으로는 분명 카라3인이 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 카라3인이 또 한번 ‘갈등의 시발점’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지난 3일 일본 출국 당시 활짝 웃던 멤버들의 사진은 ‘가식’으로 풀이되고 만다. 진퇴양난인 셈이다.
카라3인은 일본에서 드라마 촬영 중, 갑자기 소송을 하기로 마음을 굳힐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득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기자회견, 인터뷰 등 다양한 전략이 시도될 수 있다. 연예관계자들은 카라3인이 그동안의 즉흥적인 상황 대처법을 모두 버리고, 보다 체계적인 '전략'을 짜야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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