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기대를 모았으나 7시즌 동안 확실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던 1차지명자. 비록 두 차례 연습경기일 뿐이지만 그는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주며 오래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8년차 우완 노경은(27. 두산 베어스)이 1군 롱릴리프로서 발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노경은은 지난 13일 KIA전, 15일 롯데전서 모두 계투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KIA전서 2안타 2실점을 내줬으나 이는 2아웃을 잡아놓고 유격수 실책이 빌미가 되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로 이어진 것.

특히 노경은은 최고 145km의 속구를 보여주고도 사사구 없이 2경기를 소화했다. 이전부터 묵직한 볼 끝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불안한 제구로 기회를 날려버렸던 노경은은 연습경기서 무사사구 행진을 이어가는 중.
성남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 두산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노경은은 깔끔한 투구폼과 예리한 볼 끝으로 또래들 중 송은범(SK), 김대우(롯데) 등과 함께 최고 투수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2003시즌에는 5경기에 등판했으나 3승 1패 평균 자책점 4.12로 나름의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그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잊혀진 유망주들의 전철을 밟았다. 각이 좋고 빠른 슬라이더와 움직임이 좋은 체인지업을 구사하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으로 인해 시즌 전 팀 내 4,5선발급으로 평가되면서도 스스로 기회를 차버렸다. 지난해에는 발목 부상 등으로 인해 전지훈련 조차 참가하지 못하는 위기를 맞기도.
그만큼 노경은에게 2011시즌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와도 같다. 선수 본인 또한 "선배들도 많은 격려를 해주신다. 일전 이재우 선배께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언젠가 직구만 던져도 타자들에게 통하는 때가 오더라. 포기하지 말아라'라고 조언해주시더라. 올해를 그런 날들로 만들고 싶다"라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팀 내에서 평가하는 노경은은 제구력만 빼면 거의 1선발급 능력으로 묘사되고 있다. 구위는 물론 변화구 구사력과 선수 본인의 체력, 그리고 '제5의 내야수'로서 수비 능력 등 제구를 제외한 전 부문서 팀 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투수가 노경은. 그러나 제구 불안이 번번이 발목을 잡았고 선수 본인의 마인드 컨트롤도 아쉬웠던 것이 지난 7년이었다.
"다시 잡게 된 마지막 기회를 반드시 놓치지 않겠다"라는 노경은의 각오. 어느덧 우리 나이 스물 여덟의, 더이상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우완 노경은의 2011시즌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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