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다작 배우? 류승룡이기 때문에 한 것"[인터뷰]
OSEN 봉준영 기자
발행 2011.02.16 10: 38

배우 류승룡(41)은 지난해 영화 ‘베스트셀러’를 시작으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퀴즈왕’ ‘된장’에 드라마 ‘개인의 취향’까지 수편의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설 연휴에 영화 ‘평양성’이 개봉했고, 2월 17일 ‘아이들...’의 개봉을 앞뒀다. 현재는 배우 박해일과 영화 ‘활’ 촬영이 한창이다.
역할의 크기로 볼 때 충무로에 이만큼 많은 작품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배우는 흔치 않다. 그만큼 배우 류승룡은 열정적이고 욕심이 많다.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실화극 ‘아이들...’의 개봉을 앞두고 욕심많은 배우 류승룡을 만났다.
영화 ‘아이들..’은 1991년 대구에서 도롱뇽을 잡으러 갔다가 다섯 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일명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영화다. 극중 류승룡은 사라진 아이들은 애당초 산에 가지 않았으며 실종된 아이들 중 한명의 부모가 범인이라고 지목하는 심리학 교수 확우혁 역을 맡았다.

아이들이 실종되고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그를 따라 가설을 추리하는 과정은 꽤 흥미진진하다. ‘설마...’하면서도 ‘혹시’하는 마음을 들게 하는 것은 오롯이 배우 류승룡의 힘이다.
- 영화 속에서 황우혁이란 인물을 따라가며 범인을 추리하는 전개 과정이 흥미롭다.
▲ 황교수란 인물이 임팩트가 있을지 궁금하다. 그의 심리상태를 따라가지 못하면 영화를 끌고 가기 어렵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강박과 스트레스가 쌓였다. 이규만 감독과 영화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많은 고민과 대화 끝에 차츰차츰 고민이 풀려갔다. 다만, 왜곡없이 그 당시 황교수란 인물이 믿고 있던 사실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만 있어야 했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다.
- 처음 캐스팅 당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영화라는 사실에 출연을 고사했다는데.
▲ 점점 잊혀져가는 상처를 다시 끄집어내 그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국민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잊혀져 가는 것이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유사한 사건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아동범죄에 대한 방비책은 있느냐에 대한 문제를 끄집어낸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다.
- 최근 개봉한 ‘평양성’에서 배우 류승룡은 유쾌하다. 반면 ‘아이들...’은 한없이 진지하다. 그것에서 오는 괴리는 없는가.
▲ 진지와 코믹... 사람한테는 기본적으로 그런 이중적인 부분이 다 있는 것 같다. 오감이 있듯이 희노애락과 유머, 진지, 애절, 폭력 등 다양한 부분이 공존하고 제 안의 그것을 집중력있게 꺼내려고 한다. 평상시에도 그렇다. 유머스러울 때도 있지만 저 역시 어느 순간 짜증스럽게 변하기도 한다.
굳이 진지와 코믹을 비교하자만 코미디가 더 많이 힘들다. 밝음이나 발랄, 유쾌함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외부적인 힘에 의해 평점심이 깨졌을 때 그걸 이어가는 것이 어렵다. 진지한 연기는 웃다가도 빨리 몰입할 수 있지 않느냐.
- 지난해 영화 ‘베스트셀러’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퀴즈왕’ ‘된장’에 드라마 ‘개인의 취향’까지 다섯 작품에 출연했다. 올해도 ‘평양성’ ‘아이들...’에 이어 ‘활’까지 이미 상반기 세 편의 영화를 내놓는데 작품 속 류승룡의 매력은 뭘까.
▲ 흔들리지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거는 정말 ‘류승룡 밖에 없다’고 했을 때 작품을 선택한다. 이번 ‘아이들...’이 그랬다. 예전에는 소모되는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이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을 때 ‘아이들...’이 나타나 줘 고마웠다. 그만큼 이 작품에 애정이 있다.
- 배우로서 작품 욕심이 많은 것인가.
▲ 배우는 누구나 작품 욕심이 있다. 그런데 ‘다작’의 이미지로 자주 비치니까 마음이 아프다. 작품마다 똑같은 시간을 할애하고, 애정을 쏟아 붓는데 어떤 영화는 사라져버리고, 결국 다작하는 배우로 남게된 것 같다. 작품을 선택할 때 전작과 너무 비슷한 캐릭터나 작품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아직도 안해 본 연기가 훨씬 많기 때문에 계속해서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고, 나는 또 연기하는 것이다.
bongjy@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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