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맹위를 떨칠 것인가. 2009시즌부터 두산 베어스 타선의 중심을 지켜온 김현수(23)-김동주(35)-최준석(28) 클린업트리오가 2011년 위력 발산을 향해 나아간다.
김동석 트리오는 지난 15일 일본 미야자키현 이시미네 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에 나란히 선발 라인업으로 출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도합 성적은 8타수 무안타. 김현수와 김동주는 각각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정진호, 이성열과 교체되었고 최준석도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윤석민에게 바통을 넘겼다. 팀은 1-6으로 패했다.

일회성 연습경기지만 이들의 역할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게 해준 경기다. 톱타자 이종욱이 3타수 3안타로 맹타를 보여줬고 7번타자 유격수 손시헌도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를 올렸으나 클린업트리오의 파괴력이 발산되지 않아 1득점 빈공에 그쳤다. 지난 시즌 세 선수의 도합 성적은 3할1푼2리 66홈런 238타점.
비시즌 동안 이들은 예년과 확실히 다른 각오로 훈련에 열중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3할1푼7리 24홈런 89타점을 기록했으나 시즌 중후반까지 타율 3할에 미치지 못한 데다 좌투수 상대 2할2푼에 그쳤다. 믿음직한 좌타자로서 확실한 모습이 아쉬웠던 한 해.
선수 본인 또한 자신의 약점을 상쇄하기 위해 노력 중. "큰 스윙을 지양하고 최대한 빠른 스윙을 보여주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힌 김현수는 "특히 왼손 투수의 슬라이더 궤적을 읽지 못하고 헛스윙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점을 반드시 극복하겠다"라는 이야기를 밝혔다. 중심이동 타격을 기본으로 순발력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뜻이다.
김동주 또한 2011년을 주목하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재취득하는 김동주는 명예롭게 재계약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욱 즐거운, 그러나 자존심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김동주는 7년 만의 20홈런에 성공했으나 2할9푼5리의 타율로 4년 연속 3할 타율에 실패했다.
특히 김동주는 두산 타선에 없어서는 안 될 심장과도 같다. 김현수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있었지만 타선의 중심을 지키며 우산 노릇을 하던 김동주가 없었다면 김현수의 커다란 성장폭도 장담할 수 없었다. 최근에는 김현수를 고의 볼넷으로 거르는 장면까지 연출되면서 김동주의 자존심도 상처입은 상황. "기필코 팀 우승에 집중하고 호성적으로 팬들에 보답하겠다"라는 각오의 김동주는 마무리훈련서부터 계속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선수 개인으로 봤을 때 최준석의 비시즌은 더욱 뜨겁다. 지난해 그는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규정타석을 채운 팀 내 타자들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동시에 생애 첫 한 시즌 2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타율은 낮아도 힘은 장사"라는 롯데 시절의 평가까지 뛰어넘으며 비로소 전성기를 연 최준석이지만 그에게는 군입대 문제가 달려있다.
"3할5푼에 40홈런은 쳐야 나도 결혼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은 최준석이지만 진짜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2년 연속 3할 타율에 그토록 바라던 20홈런 고지를 밟은 만큼 이제는 30홈런 고지와 함께 팀 우승에 전력을 쏟는다는 것이 최준석의 각오다.
최근 수년 간 항상 우승권에 가까운 팀 중 하나로 꼽혔으나 정작 목표는 이루지 못했던 두산. 2001년 타이론 우즈-김동주-심재학으로 이어지는 우동학 트리오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성공했던 두산은 이제 3년 연속 중심을 지키는 김동석 트리오로 다시 한 번 패권에 도전한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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