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7)가 타석에 타자들을 세워놓고 마운드에 올라 첫 라이브 피칭을 마쳤다. 소문대로 직구 구위는 타자들을 압도했다.
리즈는 16일 오후 1시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 시민구장에서 있은 라이브 피칭에서 이대형부터 한 타자당 공 3개씩 상대하고 정의윤, 서동욱 순으로 총 50개의 공을 던졌다. 마운드에 오르지 전 불펜 피칭 35개까지 포함하면 총 85개다.
라이브피칭 50개 가운데 직구가 26개로 가장 많았고, 슬라이더 9개, 커브 5개, 체인지업 7개, 그리고 컷 패스트볼도 3개를 섞어가며 타자들을 상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직구 최고 구속 161km까지 던졌던 리즈는 외야에서 몸을 풀고 불펜으로 이동하며 "오늘은 세게 던지는 것보다 완급 조절과 제구(로케이션)가 중요하다"고 말한 뒤 마운드에 올랐다.
라이브 피칭이란 실제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타석에 타자들을 세워 놓고 공을 던진다. 대신 미리 포수가 타자에게 구종을 알려주고 치는 것 만큼 타자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리즈는 첫 타자 이대형에게 3개 연속 직구를 던졌다. 정의윤에게는 초구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꽉찬 스트라이크에 이어 2구째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져 나가는 볼(슬라이더)를 던졌다. 이어 3구째 몸쪽 낮게 제구 된 각도 큰 슬라이더에 정의윤은 엉덩이를 움찔했다. 약간 낮은 볼 판정이었다.
무엇보다 리즈는 오늘 라이브피칭에서 스피드건으로 정확하게 측정하진 않았지만 140km 중반은 충분히 됐다. 여기에 본인이 말했던 것처럼 50개 가운데 손에서 완전히 빠졌다거나 어이없이 높게 된 볼이 하나도 없었다. 원바운드로 들어온 공이 몇 차례 있었지만 직구가 아닌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도가 매우 커 타자들의 배트를 유인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도미니칸리그에서 뛴 이후 처음으로 실제 마운드에 올랐던 만큼 불펜에서와 달리 투구 밸런스가 조금은 무너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이 낮게 제구 됐듯이 아주 미세한 밸런스 차이이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

투구를 마친 리즈는 "오랜만에 마운드에 서니까 밸런스가 조금 흔들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괜찮았다. 다양한 구종을 시험 삼아 던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종훈 감독도 "처음 타자 세워놓고 던지면 밸런스 조금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 뒤 "전체적으로 볼 때 기대 이상으로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계훈 투수 코치도 "우선 볼이 낮게 제구 됐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구위도 좋았다. 변화구 구사 능력도 뛰어났다"며 "서로 다른 문화와 야구 환경에 얼마만큼 잘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고 대답했다.
한편 리즈의 불펜 피칭이 시작되자 야구장에서 타격 연습을 하던 '주장' 박용택과 이진영 등은 배트를 들고 직접 불펜 피칭장으로 뛰어와 포수 뒤쪽에서 리즈가 던진 일구 일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이들의 표정 속에서 흐뭇한 웃음이 배어 나온 점에 비춰볼 때 올 시즌 외국인 투수 리즈에게 무한한 신뢰가 보였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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