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도착' SK, 그러면 그렇지 '전원 야간훈련'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2.16 18: 05

"그러면 그렇지".
예상은 했지만 다들 한동안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SK 와이번스 선수단은 16일 1차 캠프지인 일본 고치를 떠나 2차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입성했다. 앞으로 SK는 오는 3월 6일까지 한국을 비롯한 일본 프로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시즌 전력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이날 오전 11시 35분 일본 국내 비행기를 이용해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에 도착한 선수단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분위기였다. 일단 정들긴 했지만 1차 고치 캠프를 마친 성취감과 오키나와를 마치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또 오키나와 현지에서 훈련하던 김광현, 박경완 등 재활군들과도 합류한다.
비행기 안에서 대부분 잠을 청했던 선수단은 버스로 이용하며 1년만에 찾은 오키나와의 바깥 정취를 느끼는가 하면 게임기를 서로 돌려 하며 여유를 만끽했다. 나하에서 합류, 선수단 버스에 오른 글로버는 오랜만에 본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또 새로운 팀 동료인 짐 매그레인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은 이날 오후 스케줄이 없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만족스러워 하고 있었다. 주장 이호준이 고치에서 출발 직전 "분명히 야간 훈련이 있을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해놓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장담을 했지만 다들 귀기울이지 않았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만큼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한 주축 선수는 "감독님이 오후 6시가 넘어서 오신다고 알고 있다. 감독님도 피곤하실테고 이동일이니까 쉬게 해주실 것"이라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숙소인 온나 카푸 리조트로 이동하던 선수단은 한국 식당에서 기분 좋게 점심을 해결했다. 숙소 방배정표를 받은 후에는 서로 웃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임광엽 1군 매니저가 전화를 받기 전까지 만이었다.
거의 숙소에 다다랐을 무렵 버스 맨 앞 자리에 앉아 있던 임 매니저가 전화를 끊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오후 5시 50분까지 점심을 먹고 6시 30분 선수단 전원 야간훈련에 나설 것"이라고 통보했다. 그 전화는 말하지 않아도 김성근 SK 감독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잠깐 1~2초 정도 침묵이 흘렀고 한숨도 새어나왔다. 김원형은 선수 때부터 절친했던 조웅천 투수 코치에게 "복장은 어떻게 되느냐"고 다소 따지듯 물었다. 하지만 조 코치는 "나도 너네들과 같이 통보를 받았는데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느냐"면서 오히려 억울하다는 분위기. 
 
카푸리조트 호텔 직원들이 SK 선수단이 도착하자 간단한 환영 세리모니를 펼쳤다. 카푸리조트를 비롯해 구시카와 경기장이 있는 구루마시, 카푸리조트가 있는 온나시에서 마련한 환영식이었다. 하지만 모두들 생각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SK의 지옥훈련은 도착 첫날부터 예상대로 그렇게 시작됐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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