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새로운 10번' 김용호, "우상은 김태완 선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17 10: 49

신인에게 기회가 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팀과 궁합이 잘 맞는다면 기회는 의외로 빨리 찾아올 수 있다. 올해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한화에 5라운드 전체 33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스위치히터 내야수 김용호(25)가 그렇다.
한화는 타선의 약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4번 타자 최진행을 제외하면 확실한 중심타자가 없는 형편이다. 그런 가운데 신인 김용호가 테스트를 받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양타석에서 모두 칠 줄 안다. 타격에 자질이 있다. 김강보다 빨리 타격에 눈을 뜰 것 같기도 하다"고 할 정도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용호는 "원래는 우투좌타였지만, 대학 때부터 스위치히터를 시작했다. 1학년 때 팔꿈치를 다친 이후 오히려 양 타석에서 밸런스가 다 맞아졌다"고 설명했다.
자체 평가전에서도 김용호는 김강과 함께 4번타자로 계속 기용되고 있다. 신장 188cm, 체중 95kg으로 당당한 체구로 성균관대 시절부터 스위치 거포로 명성을 떨쳤다. 지난해 세계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일본이 자랑하는 '손수건 왕자' 사이토 유키(세이부)를 상대로 2안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SK 김성근 감독도 "타구 비거리가 어마어마하다. 장래 대형 4번타자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김용호는 "사이토는 투구 비디오를 많이 본 덕분에 잘 쳤다. 김성근 감독님 칭찬은 과찬"이라며 겸손해 했다.

지명 순위는 조금 늦었지만 김용호는 그 어떤 신인보다 기대를 받고 있다. 김용호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팀에서 많이 기대를 하시고 계신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부담은 없다. 어차피 신인 아닌가. 부담보다는 설레임이 더 크다"며 웃었다. 신인으로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게 김용호의 생각. 그러나 대충할 생각은 결코 없다. 기회라는 것이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데 내가 야구를 잘해서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야구를 잘해야 할 이유를 말했다.
김용호는 "확실히 프로 무대는 쉽지 않다. 훈련량도 대학 시절보다 많고 체계적이다"고 말했다. 대학야구의 SK라고 불릴 정도로 성균관대도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지만,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훈련하고 있는 한화에서 굵은 땀방울을 뚝뚝 흘리고 있다. 특히 1루수로서 부족한 수비력을 보완하는데 힘쓰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타격이다. 그는 "팀에서 타격적으로 많이 기대하고 계시기 때문에 방망이로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며 "난 거포가 아니라 중장거리 타자다. 스타일에 맞게 타격하겠다"고 했다.
김용호의 등번호는 10번. 군입대한 성균관대 5년 선배 김태완이 남기고 간 번호다. 그는 "팀에서 10번을 줬다. 대학 시절에도 김태완 선배가 졸업한 뒤 같은 번호를 물려받은 적이 있었다. 대학 때부터 김태완 선배가 우상이었는데 프로에서도 번호를 물려받아 기쁘다"며 웃었다. 과연 김용호가 김태완의 뒤를 이어 한화의 새로운 거포가 될까.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있는 한화에서 김용호가 새로운 작품으로 진열대에 올라왔다. 그의 방망이가 어떻게 춤추느냐에 따라 2011년 한화의 성적표가 달려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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