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대화 감독이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 이틀에 한 번꼴로 직접 1대1 펑고를 쳐주는 선수가 있다. 7년차 내야수 전현태(25). 한대화 감독은 냉엄한 표정으로 이곳저곳 펑고를 날린다. 놓치는 공이 있어도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한 박스의 공을 다 소모하는 1대1 펑고가 끝나면 그야말로 녹초가 된다.
그만큼 한 감독이 전현태의 기량 향상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한 감독은 전현태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발이 빠르지 않은가. 타격이나 수비 중 하나만 확실해도 쓰임새가 많을 텐데"라고 말했다. 기동력 강화에 신경 쓰는 한 감독의 기대만큼 기량이 올라오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2차 2번 전체 12순위로 지명돼 계약금 1억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전현태는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첫 해였던 지난해 1군에서 활약하며 가능성을 비쳤다. 정확히 100경기에 나와 타율은 2할5리로 낮았지만 홈런 5개에 도루 25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현태는 주전이 아니었지만 중요할 때마다 대주자로 기용되어 특유의 빠른 발로 상대 수비진를 교란시키는 요긴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주전으로 기용하기에는 타격의 정교함이 부족하고 수비의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캠프에서 약점들을 보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팀내 최고 주력인 만큼 공격과 수비 중 하나만 좋아져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전현태는 "캠프 초반 무릎이 좋지 않아 힘들었는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내야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좋지 않은 몸에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목표로 도루 40개를 잡았다.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40도루를 하기 위해서는 웬만큼 경기를 많이 나와야 한다. 즉, 주전으로 자리를 잡겠다는 의지의 또 다른 표현이다.
전현태가 자리를 잡는다면 장타자가 없어 고심이 많은 한화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발 빠른 그가 루상에서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펼칠 경우 새로운 공격 루트가 될 수 있다. 한 감독이 유독 전현태에게 답답해 하면서 직접 1대1 펑고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연 전현태가 한 감독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목표대로 그가 40도루를 달성한다면 자연스럽게 한 감독의 고민도 해결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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