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던 대로 그의 직구는 타자들의 배트를 압도했고, 슬라이더, 커브, 컷 패스트볼, 그리고 체인지업까지 구사해 다양한 레퍼토리까지 갖추고 있었다.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7)가 이틀 전 삼성과 연습경기에서 스위치 연타석 홈런을 날린 팀 동료 서동욱을 상대로 무릎 높이의 낮게 제구 된 바깥쪽 스트라이크를 펑펑 꽂으며 첫 라이브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리즈는 16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 시민구장 외야 잔디밭에서 소프트 토스와 롱토스로 어깨를 푼 리즈는 불펜장으로 이동해 35개를 던지고 라이브 피칭을 시작했다. 라이브 피칭에서 이대형부터 한 타자당 공 3개씩 상대하고 정의윤, 서동욱 순으로 총 50개의 공을 던졌다. 이대형은 총 5타석, 정의윤 6타석, 그리고 서동욱이 5타석에 들어섰다.

리즈는 라이브피칭 투구수 50개 가운데 직구가 26개로 가장 많았고, 슬라이더 9개, 커브 5개, 체인지업 7개, 그리고 컷 패스트볼도 3개를 섞어가며 타자들을 움찔 놀라게 했다. 비록 연습 피칭이었지만 주무기인 직구 비율을 50% 이상 가져갔고, 그 다음으로 선호하는 구종이 슬라이더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라이브 피칭 백미는 두 번째로 타석에 들어선 정의윤과 대결이었다. 리즈는 정의윤에게 초구 바깥쪽 낮은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2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따라 오다 갑자기 껶여 나가는 슬라이더로 볼을 던졌다. 그리고 나서 3구째 몸쪽으로 날아오던 볼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갑자기 왼쪽으로 꺾여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약간 낮은 슬라이더 볼이 됐다. 이 순간 정의윤은 엉덩이를 뒤로 빼며 움찔했다.
12번째 타석에서 서동욱과 대결도 흥미로웠다. 리즈는 서동욱을 상대로 초구 몸쪽 스트라이크존에 꽉 찬 직구를 던졌다. 그러나 타격감이 좋은 서동욱이 완벽히 배트를 돌리며 깨끗한 중전안타를 연결했다. 타자가 잘 쳤기에 리즈도 인정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2구째 같은 코스에 직구를 던져 3루수 파울 플라이성 타구를 유도한 리즈는 3구째 체인지업을 바깥쪽 꽉 찬 코스에 떨어뜨려 가볍게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리즈는 정의윤과 대결에서는 인 앤 아웃 로케이션에 신경을 썼다. 바깥쪽과 안쪽을 모두 구사해 스트라이크 존을 최대한 넓게 활용했다. 서동욱을 상대로는 안타를 맞은 구종을 같은 코스에 또 다시 던져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고, 마지막 공은 체인지업을 구사해 완급조절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타석에서 리즈의 공을 가장 많이 경험한 정의윤은 "오늘 라이브배팅이라서 구종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치기 힘들었다. 구종을 안 가르쳐주면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 뒤 "타석에서 봤을 때 높은 공이 하나도 없었다. 볼이 되더라도 다 낮게 제구가 됐다. 변화구도 다양해 정말 까다로웠다"고 설명했다.

투구를 마친 리즈는 "오랜만에 마운드에 서니까 밸런스가 조금 흔들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괜찮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리즈는 다만 지난해 12월 도미니칸리그에서 뛴 이후 처음으로 실제 마운드에 올라 중간중간 투구 밸런스가 조금은 무너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이 낮게 제구 됐듯이 아주 미세한 밸런스 차이이기에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서 박종훈 감독도 "처음 타자 세워놓고 던지면 밸런스 조금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 뒤 "전체적으로 볼 때 기대 이상으로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계훈 투수 코치 역시 "우선 볼이 낮게 제구 됐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구위도 좋았다. 변화구 구사 능력도 뛰어났다"고 말한 뒤 "밸런스는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문화와 야구 환경에 얼마만큼 잘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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