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간접 대결'이 펼쳐진다. 외국인 투수 삼성 카도쿠라 켄(38)과 SK 짐 매그레인(33)이 17일 각각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기 때문이다.
둘은 이날 서로 다른 팀을 상대한다. 하지만 나란히 오후 1시에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카도쿠라는 우라소에 시민구장에서 일본의 야쿠르트를 상대로 등판한다. 반면 매그레인은 나고 시영구장에서 열리는 니혼햄전에 오른다.
이 간접 대결은 여러 가지 면에서 흥미롭다. 우선 카도쿠라는 지난 시즌까지 SK 소속이었다. 14승을 거뒀지만 왼쪽 무릎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이유 때문에 SK로부터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입단테스트를 거치는 우여곡절 끝에 삼성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결국 SK가 버린 카드를 삼성이 잡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삼성 입장에서는 SK전에 필승의 각오로 나설 카도쿠라가 나설 첫 실전 경기라는 점에서 왼쪽 무릎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천천히 완벽하게 컨디션을 조절한 카도쿠라 역시 전날(16일) 오키나와로 입성한 SK에 호투했다는 통쾌한 소식을 직접 전할 수 있는 기회다.
SK는 카도쿠라 대신 매그레인을 외국인 투수로 택했다. 매그레인은 대만시리즈 MVP라는 타이틀을 달고 SK에 입단했다. 완벽한 컨트롤이 동반된 컷패스트볼이 상당히 위력적으로 알려졌다.
매그레인은 이미 실전 모드다. 홍백전에서 2이닝을 던졌고 지난 12일 일본 고치에서 첫 연습경기까지 소화했다. 독립리그팀인 고치 FD(화이팅독스)와의 홈경기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 3이닝 동안 안타나 사사구 없이 깔끔하게 경기를 마쳤다.
경기내내 몰아친 눈바람이나 체감온도가 영하권이었을 정도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호투였다. 무엇보다 로케이션에 따른 컨트롤이 완벽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구속이 135km를 찍은 데 그쳤고 "날씨는 감안하지 않았다"는 김 감독으로부터 평가가 보류됐다.
결국 매그레인 입장에서는 일본구단을 상대로 한 첫 선발 대결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야 한다. 이를 통해 김 감독으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은 물론 14승을 거둔 카도쿠라를 대신할 수 있다는 믿음까지 줘야 한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정상에서 격돌한 삼성과 SK가 나란히 일본팀을 상대로 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SK가 간단하게 삼성을 4연승으로 물리치며 V3를 싱겁게 달성했지만 올 시즌 판도는 아직 모른다. 류중일(48) 신임 삼성 감독은 취임 후 "SK를 반드시 이기고 싶다"면서 직접적인 라이벌 구도를 마다하지 않은 상태다.
letmeout@osen.co.kr
<사진>카도쿠라-매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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