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이를 보면 좋겠는데…".
'야쿠르트 수호신' 임창용(35)이 '핵잠수함' 김병현(32)의 소속팀 라쿠텐을 상대로 첫 실전 감각을 조율한다.
17일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앞서 52개의 볼로 불펜 피칭을 마친 임창용은 "24일 라쿠텐과의 연습경기(우라소에)에서 처음으로 등판할 예정"이라면서 "그날 (김)병현이가 와서 봤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평소 김병현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내보였던 임창용이었다. 김병현이 라쿠텐과 계약했다는 소식에 내심 퍼시픽리그를 대표적인 마무리로 재기하길 바랐다. 이날도 임창용은 "김병현과 대결하면 승패를 떠나 팬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김병현이 순조롭게 몸을 만들 경우 팀과 함께 그날 움직이게 된다. 반면 컨디션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그대로 전훈지인 구메지마에 남을 수도 있다.
임창용과 김병현 둘 사이에 특별한 인연은 없다. 임창용이 광주 진흥고를 나왔고 김병현은 광주일고 출신이다. 또 김병현이 프로에 진출하지 않은 채 곧바로 미국으로 진출해 임창용과 만날 기회는 그다지 없었다.
임창용이 김병현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동향이라는 공통 분모가 크다. 76년생인 임창용이 79년 1월생인 김병현의 고향 2년 선배다. 임창용은 "언젠가 한국으로 복귀해 던지게 되면 고향팀인 KIA에서 뛰고 싶다"고 밝힐 정도로 고향에 대한 애착이 컸다. 고향 후배의 성공을 바라는 고향 선배의 마음이 잘 드러난 것이다.

임창용은 이날도 "한국으로 복귀할 경우에는 삼성보다는 고향팀 KIA로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얼마전 삼성에서 방출됐던 박진만이 "고향팀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싶다"며 SK 입단을 결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김병현은 임창용과 같은 잠수함 마무리였다. 역동적인 투구폼에 꿈틀거리는 '뱀직구'도 비슷하다.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승부욕도 공통분모라 할 수 있다. 둘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간 점도 닮았다.
실제로 임창용과 김병현은 대표팀에서 함께 뛰기도 했고 비시즌 동안 따로 만나 정을 나누기도 했다. 과연 임창용이 오는 24일 등판하는 라쿠텐전에서 만날 김병현과 어떤 모습으로 해후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사진>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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