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류현진은 높이 나는 새, 멀리볼 줄 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18 07: 28

하와이 센트럴 오아후 리지널 파크. 한화 한대화 감독이 연습경기를 지켜보는 백네트 뒤쪽에서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어슬렁거린다. 투수들의 구속을 확인하기 위해 들락날락한다. 그러자 한 감독에게 딱 걸린 류현진은 귀를 잡힌다. 류현진이 짐짓 아픈 표정을 짓지만 한 감독은 류현진의 귀를 놓지 않고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스프링캠프에서 담배만 늘었다"는 한 감독이지만 류현진만 보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흐른다.
몇몇 선수들에게 "아직 철이 덜 들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친 한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어린 나이에도 일찍 철이 든 선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미국의 소설가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를 주인공으로 한 우화소설 '갈매기의 꿈'에 나온 구절을 류현진에 비유했다. "류현진은 높이 나는 새다. 그렇기 때문에 멀리 볼 줄 안다. 저 멀리 높이 날아있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한 감독의 설명이었다.
이어 한 감독은 "류현진이는 행동도 올바르게 잘한다. 속된 말로 싸가지없게 안 보이려고 알아서 잘 행동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최고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스타 의식과는 거리가 멀다. 훈련장에서도 어떤 선수보다 목소리를 높이고 배트보이 같은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선배들을 살뜰하게 모시고, 후배들에게는 선물을 할 정도로 잘 챙긴다. 그를 바라보는 한 감독은 뿌듯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류현진의 기량에 대한 믿음과 신뢰도 절대적이다. 한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몸 관리도 알아서 잘한다. 앞으로도 계속 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최고의 클러치히터로 명성을 날린 한 감독은 "류현진과 맞대결을 하면 아마 치기 어려울 것이다. 15번에 한 번 정도 치지 않겠나. 그저 눈 질끈 감고 방망이를 돌려야 한다"고 말할 정도. 한화는 류현진이 걱정이 아니라 류현진의 부담을 어떻게 덜어주느냐가 걱정이다.
한 감독은 류현진 외에 철이 든 젊은 선수로 장신 우완 투수 양훈을 꼽았다. 뒤늦게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양훈이지만 빠른 속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가공할 만한 구위를 뽐내고 있다. 한 감독은 "양훈이 이제 조금 철이 든 것 같다. 행동 하나하나 하는 것에서 다 보인다. 불펜 피칭에서도 공 하나 하나를 신중하게 던진다. 공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선발로 기용할 생각도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감독은 하루빨리 모든 선수들이 철들기 바라는 마음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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