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철-김현수, '룸메이트' 상생 효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2.18 07: 30

후배는 선배의 자기관리에 존경심을 표했고 선배는 후배가 비추는 야구에 대한 자세에 고마움을 이야기했다. 일본 미야자키서 전지훈련 중인 두산 베어스 선수단 중 임재철(35)과 김현수(23)의 '동거 호흡'이 찰떡 같다.
 
1월 오이타 벳푸 훈련서 1인 1실을 쓰던 두산 선수단은 1월 25일 미야자키로 이동한 후 대부분 2인 1실을 쓰고 있다. 주장 손시헌은 미야자키 이동 전 "선수단 화합을 위해 포지션 경쟁을 하는 선수들이나 선후배가 같은 방을 쓰는 게 어떻겠냐고 동료들에게 건의한 바 있다"라고 밝혔고 그 일환에 따라 지난해와는 다른 룸메이트 구도가 구축되었다.

 
이 가운데 이목을 집중시키는 조 중 하나는 임재철-김현수 조. 지난해 민병헌(경찰청)과 같은 방을 쓰며 우익수 선후배의 돈독한 정을 쌓던 임재철은 중심타자이자 주전 좌익수인 김현수와 같은 방을 쓰고자 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내야수 이원석과 룸메이트였다.
 
1999년 롯데서 데뷔한 이래 삼성-한화를 거치며 프로 13년차를 맞은 임재철은 주전 우익수 자리 탈환을 위해 그 어느때보다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임재철은 거포 유망주 이성열에게 자리를 내주고 교체요원이 익숙한 모습을 보이며 96경기 2할9푼2리 3홈런 18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이전부터 임재철은 김현수가 야구에 대해 갖는 자세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보고 배울만한 후배"라고 칭찬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현수는 2008년 3할5푼7리로 타격왕이 된 이후 3년 연속 3할 타율 및 2년 연속 20홈런으로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경기 만이 아니라 메이저리그, 일본야구라도 보고 배워야 할 선수의 영상은 놓치지 않고 지켜보더라. 같이 방을 쓰니 정말 든든하다. 야구 외적인 생활도 마음에 들고. 현수는 정말 못하는 게 없다".(웃음)
 
김현수 또한 임재철과 같은 방을 쓰는 데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며 보고 배우게 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해 132경기 3할1푼7리 24홈런 89타점을 올렸으나 왼손 투수를 상대로 2할2푼에 그치는 등 성장세가 정체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들었던 김현수다.
 
그는 임재철과 함께 방을 쓰는 데 대해 "이전까지 나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자기관리가 뛰어난 선배와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라고 이야기했다. 임재철은 정확하고 빠른 외야 송구를 위해 야수 훈련 외에도 따로 투수들이 하는 튜빙 훈련까지 추가로 하는 등 오랫동안 제 위력을 떨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상명하복식 관계가 아닌 서로의 존중이 바탕된 인간관계를 쌓고 있는 임재철과 김현수. 팀 우승이라는 공통된 목표 외에도 각각 프리에이전트(FA) 대박과 투수를 가리지 않는 타자로의 자리매김을 꿈꾸는 이들은 2011시즌 개막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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