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선덕여왕'의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지난 16일 서울대 '기술과 법센터'의 정상조 교수가 남부지법에 제출한 감정의견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8일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획 당시, 선덕여왕에 관련하여 검색될 수 있는 모든 창작물을 검색하였고, 우리가 만든 내용이 다른 저작물을 침해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검토했다"고 표절에 대해 강력 부인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소송한 이가 제기한 뮤지컬 시나리오는 단 한번도 검색된 바도 없었으며, 누구에게서도 받아본 바가 없고, 누구에게서도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다"며 "저작권등록도 되어 있지 않고, 공연된 적도 없으며, 출판의 형태로 공개된 적도 없고, MBC나 어떠한 기타 관련자에게도 전달된 적도 없는 대본에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단 말인가"고 덧붙였다.
또한 두 작가는 표절이라고 주장되고 있는 부분을 조목조목 따지며 "만약, 우리가 작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와 유사한 플롯이나 주제, 에피소드 등을 담은 창작물을 발견했다면 당연히 MBC 측에 원작 확보를 의뢰했을 것이고, 또 너무 당연하게 MBC는 원작확보에 나섰을 것이다"고 밝혔다.
<다음은 두 작가가 보낸 자료의 전문>
1.기획 당시, 선덕여왕에 관련하여 검색될 수 있는 모든 창작물을 검색하였고, 우리가 만든 내용이 다른 저작물을 침해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검토했다. 이는 다른 이의 저작물을 침해하지 않아야한다는 작가로서의 당연한 의무이기도 할뿐더러, 드라마라는 장르는 무수히 많은 대중에게 노출되는 장르로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저작권문제를 절대 발생케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발로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소송한 이가 제기한 뮤지컬 시나리오는 단 한번도 검색된 바도 없었으며, 누구에게서도 받아본 바가 없고, 누구에게서도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다.
저작권등록도 되어 있지 않고, 공연된 적도 없으며, 출판의 형태로 공개된 적도 없고, MBC나 어떠한 기타 관련자에게도 전달된 적도 없는 대본에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우리가 작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와 유사한 플롯이나 주제, 에피소드 등을 담은 창작물을 발견했다면 당연히 MBC 측에 원작 확보를 의뢰했을 것이고, 또 너무 당연하게 MBC는 원작확보에 나섰을 것이다.
이것은 이쪽 업계의 상례이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하는 것이 작가의 명예에 훼손되는 일도 아니고, 그 원작확보에 관련된 비용을 작가측에서 부담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선덕여왕은 제작비가 몇 백억이 들어가는 작품이다. 원작 판권 확보에 관련된 비용은 그에 비하면 미비한 수준이다.
2. 하여 소송을 제기 한 쪽에서도 우리가 대본을 접근한 정황도 동기도 증명해내지 못하자, 이번엔 내용의 유사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소송한 측의 의뢰를 받아 감정을 한 당사자인 정상조씨조차도 '그것이 드라마 성공에 요인이라 볼 수 없지만'이라는 단서를 붙이면서 주장하고 있는 뮤지컬 대본과 드라마 선덕여왕의 유사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2-1. 합리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지고 있는 선덕여왕.
TV드라마 매체의 주인공은 대개 긍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이 당연하며, 오히려 그렇게 그려지지 않았다면 이상할 것이다.
더구나 선덕여왕의 작가 중 한 명이 김영현 작가는 작가생활을 시작한 이래, 위와 같은 여성상을 일관되게 자신의 작품에서 주제로서 추구하고 있는 작가이다. 대장금의 장금이(이영애 분), 서동요의 선화공주(이보영 분), 히트의 차수경(고현정 분). 모두 진취적이고 적극적이며, 기존의 수동적인 여성상을 탈피한 캐릭터였다.
2-2. 덕만과 미실의 대립 갈등관계
소송을 제기한 측은 자신의 뮤지컬 대본 내용을 교묘히 왜곡하고 있다. 마치 자신의 뮤지컬 대본이 덕만과 미실의 대립 갈등관계가 주된 갈등요소인 양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뮤지컬 대본은 덕만과 사천왕의 대립, 갈등이 주요 갈등이며, 미실과 덕만은 부수적이고 극히 보조적인 형태로, 묘사된 부분과 표현 자체가 별로 없다.
더구나 TV 드라마 선덕여왕에서의 미실은 김대문의 화랑세기의 기록을 바탕으로 작가들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창조된 캐릭터인데 반해, 뮤지컬 대본에서의 미실은 수 천개의 머리를 가진 마왕의 딸로서 인간이 아니며, 화랑세기의 기록과는 관련이 없는, 이름만 미실인 캐릭터이다.
TV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덕만과 미실의 갈등 양상은 대립자인 동시에 멘토이며, 적인 동시에 스승이라는 설정을 통해 50부 동안 일관되게 표현하게 있는데 반해, 뮤지컬 대본에서의 덕만과 미실은 갈등이나 대립관계 묘사 자체가 많지 않아 그 갈등 양상을 파악하기조차 어렵다.
2-3. 덕만과 김유신의 사랑과 절대적 충성
역시 소송을 제기한 측은 자신의 뮤지컬 대본 내용을 교묘히 왜곡하고 있다. 뮤지컬 대본에서 수많은 남자 캐릭터들은 모두 덕만을 사랑하고 있다. 김유신도 그 수많은 남자캐릭터 중 하나로 역시 주된 설정이 아닌 보조적인 설정이며 김유신의 사랑이 이 뮤지컬 대본의 어떤 특징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 김유신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나 묘사도 단 한 씬에서만 존재하며, 그것이 극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2-4. 덕만이 사막에서 고난을 겪고 신라로 돌아온다.
주인공이 멀리 떨어진 험난한 곳에서 역경을 딛고 돌아온다는 설정은 대개의 고대 영웅설화에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감정의견서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주장들이 있어 황당하기까지 하다. 예를 들면, 감정의견서에 나와 있는 부용화에 대한 부분이다. 감정의견서 10P에는 "뮤지컬 '무궁화의 여왕'에서 무궁화는...(중략)삼국통일을 예언해주는 꽃으로 여러 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드라마 '선덕여왕'에도 무궁화 또는 그와 유사한 꽃이 배경에 등장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면서 근거로 든 것이, 어떤 블로거의 글이다. (http://booyaso.blog.me/50074598502)
선덕여왕 29부 엔딩부분의 덕만과 미실의 토론 부분에 미실의 뒷쪽에 등장한 소품인 어떤 꽃이 무궁화와 닮은 꼴인(무궁화도 아니고 닮은 꼴인!!)부용화라며, 무궁화를 부용화로 표절했다는 것이다.
29부 엔딩부분의 그 꽃은 너무나 당연하게 작가가 대본에 지시한 바도 없고, 극에 어떤 영향도 없으며 연출자인 박홍균 감독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소품팀에서 준비한 어떤 소품에 불과하다. TV드라마 제작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실소를 금치 못할 주장인 것이다.
bonbon@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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