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개인적인 감정은 하나도 없다. 그렇지만 이겨보고는 싶다".
박호진(35, 광주)은 2011년 축구 인생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1999년에 입단한 이후 상무서 군복무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수원 삼성 유니폼을 벗지 않았던 그가 신생 광주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플레잉코치 역할까지 겸하게 됐다.
사실 박호진은 능력을 인정받은 골키퍼다. 2006년 이운재를 대신해 25경기에 나선 그는 19실점으로 선방하며 2006 K리그 베스트 11 골키퍼에 선정되기도 했다. 단지 이후 부상을 당한 데다 이운재라는 거목을 넘지 못해 제대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이다.

지난 18일 광주서 만난 박호진은 "한 팀에서 오래 있다 보니 겁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며 이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수원에서 오래 있었는데 기회를 못잡고 떠나 아쉽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광주서도 박호진의 주전 자리는 보장된 것이 아니다. "보장된 것은 하나도 없다. 몸 상태에 따라 출전할지 못할지 결정될 것 같다"면서 "출전하지 못할 때는 플레잉 코치로서 다른 골키퍼들을 지도하는 역할을 맡게 될 듯하다"며 어떤 역할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9년간 몸 담았던 수원. 그러나 수원서 K리그 무대를 밟아본 것은 단 54경기.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수원을 상대할 때 특별한 감정을 느낄 것 같았다. 이에 대해 박호진은 "수원에 개인적인 감정은 하나도 없다. 그렇지만 강 팀이다 보니 이겨보고는 싶다"며 수원전에서 승리를 노려보겠다고 전했다.
광주서 최고참인 박호진은 "함께 어울릴 선수가 없어서 심심하긴 하다"며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팀 분위기가 매우 좋고 새로 시작하는 입장이라 의욕도 충만하다. 주전을 잡을 수 있다는 기회 때문에 경쟁도 치열하고 자신감도 넘친다"며 광주 선수단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러나 장점만 있을 수는 없는 법. "선수들 대부분이 처음 프로 생활을 하는 것이라 아직 아마추어의 티를 벗지 못했다. 생각하는 것과 경기 자세는 아직 부족하다"며 "그래서 내가 해줄 수 있는 프로로서 생활과 경기장에서 규칙과 자세, 마음가짐 등을 설명하고 있다. 프로 선수인데 이런 건 아닌데 하는 행동을 잡아주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광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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