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피니시가 좋더라구".
삼성 류중일(48) 신임 감독이 올시즌 내건 목표 중 하나는 SK를 넘어서는 것이다. SK는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지난 시즌에는 한국시리즈 상대 삼성을 상대로 단 1승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류 감독은 취임 때부터 여러 차례 SK를 꺾고 싶다는 의지를 숨김없이 밝히고 있다.
19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오릭스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도 마찬가지.

류 감독은 "이날 경기가 경북고 후배 이승엽이 속한 오릭스와의 경기지만 삼성의 올 시즌 전력 점검 차원일 뿐"이라며 "언론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찾아왔지만 부담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18일) SK가 밤늦게까지 야간훈련을 실시했다는 소식을 듣자 화제는 바뀌었다. "SK가 훈련을 하도 많이 하니까 자꾸 비교가 된다"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류 감독은 "무엇보다 성적이 좋게 나오니까"라면서도 "우리도 훈련을 적게하는 것이 아닌데 SK 때문에 더 시켜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씁쓸해 했다.
류 감독은 SK의 강점을 백업요원의 성장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나주환 등 작년 주력들이 빠졌지만 대체 백업들이 그 자리를 메워 별로 표시가 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강팀의 특징"이라면서 "게다가 몇년 동안 투수들이 그렇게 던져도 볼 위력이 여전하다. SK를 이기려면 정우람(26)의 볼을 공략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람은 지난 시즌 9경기에서 5.54의 평균자책점으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2009시즌에는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1, 2008시즌 13경기 2.92로 좋았다. 2007시즌에도 6경기 3.38로 나쁘지 않았다.
"다른 투수들도 좋지만 정우람은 특히 여기 탁 때리는 부분이 좋다"며 릴리스 때의 피니시 동작을 여러 차례 직접 시연해 보였다. 또 "바로 이 마지막 부분이 좋아 볼끝도 좋다. 타자 입장에서는 칠 수 있을 것 같지만 갑자기 훅 들어오기 때문에 공략이 쉽지 않다"고 말한 류 감독은 "이승엽이나 지바 롯데 김태균(29)의 말을 들어봐도 볼끝 좋은 투수가 던진 공은 공략이 쉽지 않다고 하더라. 같은 140km라도 대체적으로 볼끝이 좋은 일본 투수의 체감 속도는 다르다. 그래서인지 태균이도 방망이가 빠르게 나오도록 타격폼을 바꿨더라"고 설명했다.
또 "추신수도 마찬가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와 이번 아시안게임 때를 비교해보니 확연히 다르더라. 어떤 구질에 대해서도 히팅포인트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타격폼을 교정했다. 거기다가 특유의 파워까지 겸비해 타구의 질이 전혀 다르더라"고 덧붙였다.
결국 류 감독은 좌완 정우람의 볼끝에 대한 찬사를 통해 SK 마운드 공략법의 숙제를 제시한 셈이다. 좀더 짧고 빠르게 히팅포인트를 맞추라는 뜻이기도 하다. 과연 정우람으로 대표되는 SK 마운드를 삼성 타선이 올 시즌 넘을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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