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소재의 실화극 ‘아이들…’이 2월 셋째 주말 극장가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구리소년들은 끝내 돌아오지못했지만 아직 잡히지 않은 범인을 향한 관객들의 분노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스크린에 꽂히고 있다.
'살인의 추억'과 '그놈 목소리'에 이어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을 영화화한 '아이들'은 기대 이상의 관객 호응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는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19일 하룻동안에만 21만명을 기록, 지난 17일 개봉이후 60만명 관객을 동원했다.
현빈앓이의 주인공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으로 나선 '만추'(15만명), 김명민의 히트 코미디 '조선명탐정'(13만명)을 예상보다 크게 앞선 스코어다. 당초 예매율에서는 '만추'가 크게 약진했지만 같은 날 개봉이후 '아이들'에 밀리고 있다.

여기에는 지금이라도 범인을 찾아내길 바라는 관객들의 염원이 담겨있다는 게 제작진의 목소리다. ‘살인의 추억’과 ‘그 놈 목소리’가 그랬듯이 '아이들'에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의 흔적을 샅샅이 파헤친 연출진의 노력이 스크린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결국 영화를 본 관객들은 '아 저놈을 잡았으면...'하는 안타까운 탄성을 지르며 극장문을 나서고 있다. 송강호('살인의 추억')와 설경구('그놈 목소리')에 이어 '아이들'에서 끝까지 범인을 추적하는 주인공은 바로 연기경력 18년차로 접어든 박용우다.
개구리소년들을 찾는데 자신의 인생을 걸었던 강지승 PD 역으로 분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강지승은 대구 방송국으로 좌천된 다큐멘터리 PD로, 서울로 돌아갈 수 있는 특종거리를 찾기 위해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에 새롭게 접근하는 인물이다.
그는 심리학 교수 황우혁(류승룡)의 가설에 따라 사라진 아이의 부모를 범인으로 의심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의 비극성을 체감하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한다.
'달콤 살벌한 연인' '제중원' '혈의 누' '호로비츠를 위하여' 등에서 때로는 어눌한 로맨틱 가이, 때로는 가슴에 한을 숨긴 의문의 사나이 등으로 카멜레온 연기 변신을 했던 박용우는 이번 '아이들'에서 오로지 진실 하나를 쫓아 방방곡곡을 누비는 방송 PD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박용우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배우는 연기로 말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을 찍다보니 묘한 감정이 들었다. 아직 결혼도 안하고, 아이도 없지만, 작품 속에서 아이를 낳으면서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다보니 부모들을 마음을 100분의 1이라도 이해하게 됐다. 내가 이 정돈데 실제 부모는 어땠을까 싶다. 뭐라 표현할지 모르겠더라. 그러면서 ‘내가 자칫 잘못하면 큰일이겠구나’ 싶어 두려움과 걱정도 컸다.”고 했다.
많은 고민을 하면서 '아이들' 촬영을 마쳤고 그 때부터 그의 마음 속 바람은 단 하나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바로 “잊혀 가는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이 다시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져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길 바란다”는 것.
박용우의 진심이 통했을까. '아이들'은 다시한번 영화팬을 통해 온국민에게 개구리소년 사건의 아픔을 되새기며 아직도 숨을 죽인채 이땅을 활보하는 범인 색출의 중요성을 세상에 전파하고 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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