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발을 갖춘 선수가 밀어치는 타구가 많을 경우 상대 수비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시프트를 미리 잡고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 넥센 히어로즈 신인 외야수 고종욱(22)이 준족의 스프레이 히터로 성장하며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이끌고 있다.
경기고-한양대를 거쳐 지난해 8월 드래프트서 넥센에 3순위로 지명, 대졸 야수 중 가장 먼저 호명된 우투좌타 고종욱은 현재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서 벌어지는 전지훈련서 연일 맹타를 과시 중이다. 3차례 홍백전서 연일 팀의 1번 타자로 나선 고종욱은 9타수 4안타(4할4푼4리)를 기록하며 맹타를 과시 중.

특히 4개의 안타는 모두 밀어치거나 외야 중앙으로 받아쳐서 만든 타구다. 좌익선상 2루타를 기록한 17일(한국 시간) 경기서는 3번의 타석에서 모두 좌익수 쪽으로 공을 날려보냈다.
팀 내에서는 "이대형(LG)이나 이영욱(삼성)보다 더 빠른 것 같다. 발 빠르기는 외계인 수준"이라는 엄청난 평가가 나올 정도. 발이 워낙 빠른 만큼 유격수, 3루수 쪽으로 땅볼 타구를 때려내면 내야안타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미 고종욱은 대학 시절 최고 외야수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 지난해 고종욱은 대학리그 리딩히터(4할3푼8리, <아마야구사랑> 집계)로 맹위를 떨친 동시에 12번의 도루 시도서 모두 성공하며 호타준족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대학 출신 야수로 가장 먼저 호명된 데는 이유가 있다.
고종욱의 대두는 기존 외야 자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찬 장기영이나 와신상담의 자세로 2011시즌을 기다리는 정수성은 각각 홍백전 3경기서 1할6푼7리(12타수 2안타)와 2할2푼2리(9타수 2안타)로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중. 이 가운데 고종욱의 활약은 비슷한 스타일의 선배들에게 자극이 아닐 수 없다.
6년 전 넥센 선수단의 모태가 된 현대는 외야 준족 유망주 이종욱의 싹을 발견하지 못하고 자유계약 방출했고 그는 두산으로 이적해 국가대표 외야수로 우뚝 섰다. 빠른 발과 악착같은 근성, 그리고 정확한 타격까지 보여주며 외야 새 피로 자라나고 있는 고종욱이 넥센 전력의 한 퍼즐이 되며 6년 전 아쉬움을 해결해 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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