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제발 좀 지워주세요".
SK 투수 김태훈(21)이 선배 제춘모(29)를 따라다니면서 계속 사정하고 있다.
SK 캠프가 마련돼 있는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가와 구장에서 단연 화제는 '김태훈 X-파일'이다. 룸메이트인 선배 제춘모가 직접 후배 김태훈을 인터뷰한 동영상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가히 '핵폭탄급'이라는 소문이다.

20일 실내훈련장에서 만난 제춘모는 "김태훈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3개가 있다. 김광현과 박종훈도 1개씩 있다. 하지만 김태훈이 가장 비중이 있다"면서도 "만약 이 영상이 인터넷이 뜬다면 아마 그 파급력이 엄청날 것이다.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1위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고 주옥 같은 내용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고 자신했다.
물론 장난이다. 방장인 제춘모가 선배라는 직위를 이용해 순진한 후배 김태훈에 위협(?)을 가해 찍은 것이다. 컨셉트는 '거만한 김태훈'이다. 과연 그 내용이 어느 정도이길래 이렇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이 '김태훈 X-파일'을 봤다는 한 선수는 "아마 이것이 공개될 경우 연예계에서 김태훈에게 섭외요청이 쏟아질 수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선수는 "보다가 배꼽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내 평생 그렇게 웃긴 건 처음"이라며 크게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 동영상을 다 본 또 다른 선수는 한참을 웃다가도 "얼마나 캠프가 길면 이런 걸 찍었겠냐"고 또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이런 내용이다.
제춘모가 '올 시즌 계약금 7억 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신인왕 후보 한화 유창식이 들어왔다'라고 물으면 김태훈은 "누구? 뭔 창식?"라고 콧방귀를 낀다. 또 '중고 신인왕 자신있나'라고 물으면 "당연하다. 그런데 딱 한명이 눈에 거슬린다. SK 박종훈이다"고 대답한다. 이어 '고교 때 퍼펙트를 기록했다'고 띄우면 "프로 제 1호 퍼펙트는 내가 당연하다. 내 닉네임이 퍼펙트맨이기 때문에 숙명"이라며 거만한 표정을 짓는다.
특히 '올해 몇승을 거두고 싶나'고 묻자 "백넘버(11번) 만큼"이라고 말한다.그러면 제춘모가 '11승 이상을 올리면 안되나'라고 의아해 하면 김태훈은 "처음부터 많은 것을 보여주면 안된다"고 거드름을 피는 식이다. 팔굽혀 펴기를 하고 있는 김태훈이 카메라를 발견한 후 "5살 때부터 남들 모르게 운동을 해왔다. KBO는 안중에도 없고 MLB가 목표다"고 거만하게 웃는다. 이외에도 "선발이면 개막전 선발, 마무리를 하면 특급 마무리가 될 것이다. 중간 계투는 생각도 안해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KIA 안치홍, 한화 류현진도 거론된 이 동영상은 제춘모가 "퍼펙트한 후 또 인터뷰 하겠다"고 말하며 마친다.
이에 김태훈은 "정말 그 동영상이 나가면 큰 일 난다. 야구생활이 끝날 지 모르겠다"면서 "방장인 제춘모 선배님의 강압에 못 이겨 그렇게 했다. 진심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미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제춘모다.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올 시즌 기대주로 꼽힌 김태훈의 X-파일 공개일이 언제일지 점점 기대를 모으고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제춘모(위)-김태훈/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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