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버린 요미우리, 류현진은 안뺏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21 07: 08

류현진의 쇼케이스가 무산됐다. 한화의 에이스 보호작전이다.
오는 24일 일본 오키나와 오우노야마 구장에서 한화와 요미우리의 연습경기가 열린다. 그동안 별다른 연결 고리가 없었던 한화와 요미우리간의 연습경기를 놓고 이 선수의 이름이 거론됐다. 한화가 최고로 자랑하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 '요미우리가 직접 류현진의 피칭을 보기 위해 한화와의 연습경기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정설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류현진을 요미우리전에 등판시키지 않는다. 한대화 감독은 "류현진 등판 조건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한대화 감독은 지난 20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류현진을 요미우리전에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혹시 모를 류현진의 몸 상태 때문이었다. 한 감독은 "요미우리 같은 명문팀을 상대로 잘 던지려고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힘이 들어갈 수 있다. 그러다가 부상을 당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비록 연습경기라 할지라도 요미우리 같은 명문구단을 상대로 자칫 무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 아직 몸을 만들어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더욱 더 조심스럽다.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미도 있다. 한 감독은 "요미우리 다음 연습경기가 라쿠텐전인데 그때 류현진을 선발등판시킬 것이다. 요미우리가 굳이 류현진을 보고 싶다면 와서 보면 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화가 홈으로 쓰는 기노자 구장과 요미우리의 오우노야마 구장까지는 약 1시간 20분이 걸리는 거리. 한 감독은 "오키나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굳이 먼 거리까지 가서 던질 필요가 없다. 홈에서 던지는 게 류현진에게도 편할 것"이라며 류현진을 배려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류현진의 요미우리전 등판 여부가 관심을 모은 건 역시 그의 명성 때문이다. 지난 2006년 데뷔 후 5년간 최고의 길을 걸어온 류현진은 현재 기량으로 보나 미래 가능성으로 보나 최고 투수다. 베이징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류현진은 2011시즌을 끝으로 해외 진출 자격을 얻게 된다. 당연히 요미우리도 그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류현진도 미국 직행보다 일본 경유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이날 연습경기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었다. 농담으로 "류현진의 목표는 요미우리전 완봉승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이 굳이 에이스를 무리하면서 보여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요미우리를 상대로 한 류현진의 쇼케이스는 무산됐다. 한화는 요미우리전에서 류현진 대신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를 선발등판시킨다. 올해로 한국야구 2년차가 된 데폴라는 하와이 스프링캠프 때 부쩍 좋아진 구위와 제구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류현진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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