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고동진, "고참으로서 책임감 느낀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21 07: 14

"입대 전과는 상황이나 입장이 많이 달라졌죠".
한화의 외야에 든든한 지원군이 돌아왔다. 9년차 외야수 고동진(31)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8년을 끝으로 공익근무로 군입대했던 고동진은 2년의 공백기를 깨고 마침내 컴백했다. 그가 떠나있는 동안 한화는 2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비록 그라운드에서 함께 한 것은 아니지만 밖에서 지켜보는 고동진의 마음도 찢어질 듯 아팠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해서든 꼴찌만큼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2년 만에 돌아온 고동진은 과거보다 훨씬 많아진 훈련량을 거뜬하게 소화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객관적으로 봤을 때 우리 전력이 약한 게 사실이다. 실력이 부족하면 훈련량을 늘리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 이렇게 훈련을 많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 강도가 높지만 분위기는 뜨겁다. 그는 "누구나 주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고 설명했다.

고동진은 어느덧 고참이 된 만큼 책임감을 가장 많이 강조했다. 그는 "입대 전과 비교하면 팀에 있는 선배가 정말 얼마 없다. 이번에 같이 복귀한 (한)상훈이와 (신)경현이 형 정도가 고작이다. 그때는 이끌어주는 선배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내가 후배들을 이끌어야 할 입장이 됐다. 선수들이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입대 전까지 이기는 야구를 많이 했는데 후배들도 그런 맛을 느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년의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고동진은 빠른 속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소집 해제된 1월 중순에야 뒤늦게 하와이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지만 감이 예사롭지 않다. 타구가 날카롭게 뻗어나간다. 외야수 경쟁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고동진에 대해 "유력한 후보"라는 표현을 쓰며 "2년의 공백기를 메우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고동진은 "조금씩 예전 감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아직 모른다. 경기에 들어가 봐야 안다. 지금 평가전으로는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가 힘들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고동진은 "2년간 공익근무를 하면서도 야구를 빠짐없이 봤다. 거의 모든 경기를 봤다. 놓친 경기도 동영상으로 다시 찾아봤다"면서 "비록 몸은 떠나 있었지만 마음은 야구를 떠나지 않았다. 2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새로운 투수들도 많이 생겼다. 그에 대한 대비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수비는 자신있다. 결국 타격이 문제인데 나름대로 신경 쓰는 부분이 아주 많다. 같이 복귀한 (한)상훈이와 타율 내기를 했는데 누가 이기고 지고를 떠나 둘 다 함께 잘해서 예전처럼 좋은 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그는 "사실 입대 전에도 그렇게 잘하지 않았다. 하지만 복귀를 반겨주시는 팬들이 많아 감사한 마음 뿐이다. 대단한 선수가 돌아온 것도 아닌데"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연봉이 예전보다 반토막이 났다. 나이도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라다. 군대도 다녀왔고 야구에만 신경쓰면 된다"며 이를 악물었다. 한층 성숙해져 돌아온 고동진. 한화에게는 천군만마처럼 느껴진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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