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의 '미친 존재감' 가수 싸이가 흥분과 눈물 속에 서울 소극장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싸이는 데뷔 10주년을 맞아 '싸이 소극장스탠드'란 타이틀로 전국투어 공연을 시작한 가운데, 첫 번째 도시인 서울에서는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에서 20일 8일째 공연을 마지막으로 팬들을 만났다. 매회 800여명의 8일 공연으로 총 6400명의 관객들과 호흡한 것이다.
싸이는 3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무궁무진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무대를 장악했다.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로 시작한 싸이의 무대는 '끝', '내 눈에는', '연예인', '설레인다', '오늘 밤새' 등으로 이어져 '미친 종결자'답게 뜨겁게 달궜다. 본인의 데뷔곡인 '새'는 뮤지컬 풍으로 편곡해 새로운 볼거리를 보여줬다.


역시 빠지지 않는 여장 무대. 박지윤의 '성인식'을 맛보기로 아이비, 보아, 소녀시대, 비욘세를 차례로 패러디했다. 뒷 배경의 스크린에서는 싸이의 얼굴과 이들 가수들의 몸을 합성한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와 웃음을 안겼다. 특히 마린룩을 재연한 싸이의 깜찍(?)함을 넘어 늠름함을 자아내기도.
'아버지', '세월이 가면'으로 뭉클한 무대를 만든 후 '낙원'으로 달달하게 녹이고, '라잇 나우'로 흥분의 도가니를 만들었다.
본인의 노래 뿐 아니라 자신이 만들었지만 막상 본인이 불렀으면 안 떴을 것 같은 곡을 소개하면서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를 열창했다. 이어 서인영의 '신데렐라'를 우렁차게 샤우팅했다.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를 부를 때는 온 관객들의 함성이 공연장을 가득메웠다. 이 외에도 각종 타 가수 노래들의 댄스 퍼레이드와 메들리로 공연장은 말그대로 한바탕 축제가 됐다.
싸이는 관객들을 '조련'한다는 장점이 있다. 긴장한 관객들을 내려놓게 하고 온 몸에 힘이 빠질 때까지 밀어 붙인다. 일어나라, 박수쳐라, 불러라, 싸이의 끊임없이 조련질에 단단해진 관객들은 싸이가 아닌 다른 공연은 다소 밍밍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싸이는 "소극장 공연은 끝 자리에 있는 사람도 보인다. 마이크를 안 써도 소리가 들린다"라고 소극장 공연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2층 관객 한 명을 '자매님'이라 불러세워 힘껏 소리지르게 했다. 유독 얌전하게 보이는 여성을 공연 속으로 끌어관객을 위한 조련이다.
조련만 하는 것은 아니다. 또 그 만큼 '양껏 준비하는' 가수다. 남이 좋아하는 걸 보는 걸 좋아한다는 싸이는 '칭찬받아 마땅한 공연'을 만들겠다며 그야말로 '투혼'에 가까운 열정을 보여줬다.
공연의 마지막, 팬들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직접 만든 플랜카드를 들고 싸이의 이름을 연호하고, 케익과 샴페인으로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을 때, 결국 싸이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펑펑 눈물을 쏟는 싸이의 노래는 마지막까지 힘찬 샤우팅으로 마무리 됐다.
최고의 티켓 파워 가수임을 인증하고 있는 싸이는 이번이 첫 소극장 나들이. 하지만 공간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3D 스크린, 레이저, 크레인 등 다양한 특수 장비를 동원, 질 높은 공연을 선사했다. 연출은 공연 파트너인 가수 김장훈이 맡았다. "소극장이라고 小리도 작을거라 생각하나? 오산! 자~ 달려보자"라는 문구 그대로다.
하지만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싸이는 "처음 소극장에서 공연한다고 했을 때는 막연한 설레임과 두려움이 있었다. 관객 800명의 크기와 두께는 얼마일까 궁금했다. 하지만 오늘 이런 관객들을 만나 다행이다"라고 말해 팬들을 감동케 했다.
이날 공연에는 가수 비가 게스트로 참석해 '레이니즘', '널 붙잡을 노래', '힙송'을 열창, 분위기를 더욱 달궜다. 관객으로는 배우 고현정, 서우 등이 참석해 팬들과 함께 즐겼다.
한편 싸이 소극장 스탠드는 이후 광주, 대전, 대구, 부산 팬들을 찾아간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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