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석 미국 통신원] 본격적인 스프링트레이닝 캠프가 시작된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슬러거 미겔 카브레라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17일 플로리다에서 만취한 상태에서 110마일(약 176km)로 차를 몰다 경찰에 적발됐던 카브레라는 늘 술과 관련해 말썽을 일으켜왔다.

2009년 시즌 막판에는 술을 잔뜩 마신 후 한 밤 중에 아내와 싸움을 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타이거스 구단은 단순한 음주운전 사고로 넘길 것이 아니라 이 참에 카브레라의 알콜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결론을 내렸다.
타이거스의 데이브 돔브로스키 단장은 "그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은 카브레라 스스로는 물론 구단에서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라며 "카브레라는 당장 캠프에 참여해 훈련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의사를 만나는 게 더 우선이라고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짐 릴랜드 감독은 "하루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온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늘 그랬듯이 우리는 카브레라를 지지하고 있다"며 "캠프 첫 날 카브레라를 볼 수 없어 섭섭할 따름이다. 하지만 카브레라가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노리고 있는 타이거스에서 카브레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지난 시즌 3할2푼8리에 38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정교함과 파워를 겸비한 카브레라는 타선의 핵심을 이룬다.
오프시즌 동안 타이거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었던 빅터 마르티네스를 영입, 타선을 한 층 강화했다. 또 우완 강속구 투수 브래드 페니와도 계약을 맺어 선발진을 강화해 미네소타 트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지구 우승을 놓고 3차전을 벌일 전망이다.
술에 쩌든 말썽장이로 인해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캠프 초반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겠다는 타이거스 구단. 무엇보다 '카브레라 길들이기'에 따라 올 시즌 농사가 좌우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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